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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고학력 시대"가 달려온다|몇 년 새 박사과정 등록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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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한국사회가 여성 고학력시대를 맞고 있다.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여성들의 숫자가 지난 4, 5년 사이 크게 늘어 이화여대의 경우 평균 4배, 숙명여대는 무려17배의 증가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남성들의 증가추세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한국사회의 급증하는 여성들의 사회진출 욕구의 한 단면으로 풀이된다.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고있는 여성들의 절대다수는 강사·전임강사등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여성들. 더 나은 직책으로의 이동을 위한 준비과정이라고 할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조사연구기관·전문직, 나아가 공연예술부문에서 활약하고 있는 여성들 중에서도 박사과정에 등록하는 숫자가 늘고 있다는 것이 대학당국자들의 얘기다.
특히 체육분야에서는 일급무용가로 박사과정을 밟는 여성들이 많은데 서울시립무용단 단장 문일지씨, 현대무용의 육완순·김화숙씨, 발레의 홍정희씨, 신체조의 김숙자씨 등이 있다.
박사과정 등록생수의 변화를 살펴보면 이화여대 대학원의 경우 80년 1백2명이 81년 2백명, 82년 2백69명, 83년 3백56명, 84년은 4백31명. 만4년 사이 4배 이상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숙명여대 대학원은 80년 박사과정 등록자 2명에서 급격히 증가, 84년에는 무려 17배가 늘어난 34명이 되었다.
연세대의 경우는 84년 입학자 2백명 중 여성이 45명으로 전체의 22·5%.
남녀 공학인 대학에서는 실력이 뒤지지 않아도 여성이 훨씬 불리한 것이 현실이나 여성비율은 조금씩 늘고 있다는 것이 대학당국자들의 얘기다.
이렇게 박사 학위를 얻으려는 여성들의 숫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현상을 이화여대 대학원 신옥희 교학과장은 ▲전반적으로 고학력을 지향하는 사회분위기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조금씩이나마 여성에게 기회가 열리는 현실 등으로 풀이하고 있다.
김영정 한국여성개발원장은 『최근3, 4년 사이 우리사회의 박사학위 선호도가 크게 높아졌다』고 말하며 이는 『실제로 어떤 직책에 능력을 갖춘 사람을 뽑는 경우 박사학위는 객관적 평가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리라』고 진단한다.
『이제는 전문직에 있으면서 다음 단계로의 발전을 위해 박사학위는 필수적인것 같습니다. 어쩔수 없이 떼밀리듯 석사를 끝낸지 10년만에 지난봄 박사과정에 입학했다』고 한 연구기관의 평연구원인 40대 초반 여성은 얘기한다.
이렇게 박사과정을 밟는 여성의 숫자가 크게 느는 것은 그 만큼 보다 나은 직책으로 사회진출을 하려는 여성들의 욕구가 증대한 때문이라는 것이 여성계의 공통된 의견.
그러나 사회적 신분이 높은 직책일수록 남녀차별의 벽이 더욱 두터운 것이 현실인 만큼 멀지않아 여성박사 부업상태를 빚지않을까하는 우려도 없지않다.<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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