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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커 뉴스] 김무성 ‘어부바 유세’ 저주…확인해보니 30명 중 28명 낙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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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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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아래)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수서역에서 열린 강남 이종구(갑)·김종훈(을)·이은재(병) 후보 합동 유세에서 김종훈 후보를 업어 주고 있다. [사진 김경빈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의 ‘어부바 유세’가 4·13 총선 참패의 유탄을 맞았다. 지난 14일부터 인터넷에는 “김무성 어부바는 ‘낙선’을 향한 저승길 어부바” “업힌 사람은 모두 떨어졌다” 등 ‘어부바 저주’가 확산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선거기간 내내 “제가 업으면 당선된다”고 자신감을 보여 왔다.

“모두 낙선” 소문은 사실과 달라
김 전 대표 “박빙 지역만 다녀서 … ”

중앙일보가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인 지난달 31일부터 12일까지 유세 현장을 동행하면서 본 것과 인터넷 사진검색을 통해 확인한 결과 “모두 낙선”이 사실은 아니었다. 김기선(원주갑)·홍철호(김포을) 당선자는 김 전 대표에게 업히고도 20대 국회에 입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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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지난 11일 부산 중구 연산동에서 열린 김희정 후보 지원 유세에서 김후보를 업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 송봉근 기자]

하지만 낙선자는 김종훈(강남을)·이준석(노원병)·박종준(세종)·김희정(부산 연제)·안효대(울산 동) 등 파악된 것만 28명이다. 특히 지난 1일 수원의 5개 지역구 합동유세 당시 김 전 대표가 승리를 염원하며 후보 5명을 연이어 업기도 했지만 더불어민주당에 전패했다. 당 공보실에 따르면 김 전 대표가 13일 동안 대구·경북을 제외한 격전지 131곳을 돌면서 유세를 지원한 후보는 119명이다. 이 중 당선된 경우는 24명(20.2%)에 불과하다. 당 관계자는 “김 전 대표가 찾은 곳이 격전지 중심이었고 ‘어부바 유세’로 판세를 뒤바꾸기엔 역부족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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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지난 11일 제주도 제주시청앞에서 부상일(제주을)후보 지원유세를 했다. 부 후보가 김 대표를 업고 있다. [사진 김경빈 기자]

어부바 유세는 2014년 7·30 재·보궐 선거에서 시작된 김 전 대표의 트레이드 마크다. 당시 김 전 대표가 업었던 홍철호(김포을)·김용남(수원병)·김제식(서산-태안) 후보가 모두 당선됐고 새누리당은 11대 4로 야당에 압승을 거뒀다. 지난해 7월 김 전 대표가 업어서 화제가 됐던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 사령관이 최근 나토군사령관으로 승진한 것도 어부바 덕이란 얘기가 나왔다. 김 전 대표가 “업으면 당선된다”고 주장하는 근거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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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가 끝난 후 김 전 대표에게 몇 명이나 업었는지 기억하느냐고 물으니 고개를 갸우뚱했다. 어부바 기준은 “조금만 띄우면 당선될 것 같은 후보 중 너무 무거운 사람만 빼고”라고 했다. 하지만 어부바의 저주라는 말까지 나도는 데 대해선 다소 억울한 표정이었다. 김 전 대표는 “우세 지역은 안 가고 박빙 지역만 다니다 보니…”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오히려 김 전 대표를 업었던 민경욱(인천 연수을)·윤영석(경남 양산갑) 후보가 당선되면서 “이제는 업어야 당선”이라는 말까지 돌았다. 그런가 하면 부상일(제주을) 후보는 김 전 대표를 업고도 낙선했다.

김무성 '어부바 유세' 결과
낙선자(28명)
= 김동식(김포갑), 김동완(충남 당진), 김두겸(울산 울주), 김상민(수원을), 김성동(마포을), 김용남(수원병), 김종훈(강남을), 김희정(부산 연제), 박민식(부산 북-강서갑), 박선규(영등포갑), 박수영(수원정), 박종준(세종), 박종희(수원갑), 변환봉(성남 수정), 안효대(울산 동), 오성규(인천 계양갑), 이강후(원주을), 이성헌(서대문갑), 이영규(대전 서갑), 이음재(부천 원미갑), 이준석(노원병), 이창수(천안병), 정미경(수원무), 정준길(광진을), 정태근(성북갑), 정진섭(경기 광주갑), 차명진(부천 소사), 한인수(금천)

당선자(2명)= 김기선(원주갑), 홍철호(김포을)

※조사방법 : 현장 동행 및 사진 검색

글=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사진=송봉근·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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