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비싸지만 물건은 안심|최종 판단은 소비자에 맡겨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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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우리는 물건을 사려 할 때 어느 회사의 제품을 어디에서 살 것인가 망설이게된다.
쇼핑을 하려 할 때 흔히 찾게 되는 곳이 백화점이나 시장이다.
일반적으로 백화점은 시장보다 물건값이 비싸지만 그 대신 안심하고 살수 있다.
반면 시장은 값이 싸지만 상품의 질과 아프터서비스 등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똑같은 브랜드인데도 상품이 파는 곳에 따라 큰 가격차를 보이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백화점은 왜 비싼가를 나름대로 생각해본다. 백화점에 찾아가는 것은 단순히 물건을 구입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물품구입 이외의 기능, 즉 친구를 만나서 얘기를 나누고 내부시설을 이용하고, 무엇보다도 천천히 매장을 둘러보면서 최근의 상품정보를 얻자는데 있다.
요즘 패션은 어떻고 새로 나온 가전·주방용품은 무엇이며 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한 아이디어는 무엇일까를 찾게된다.
이에 대한 서비스를 위해 백화점 측은 많은 간접 투자를 해놓고 있다.
돈을 들였으니 물건값도 비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더라도 시장에서 3천 6백원인 보온 도시락을 백화점에서는 4천 8백원에 파는 것을 보면 알뜰 주부들은 백화점 쇼핑을 망설이게 된다.
동일 브랜드 일 때도 백화점에서 팔 것과 시장에서 팔 것을 다르게 만들어 내는 것이 있다. 또 일부 아동복의 상표는 시장용과 백화점용의 상표도안이 서로 틀리다. 소비자는 자신의 가격수준에 맞는 것을 고를 수 있다.
백화점 실무자들은 시장제품과 백화점 납품용에는 질에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또 검사를 철저히 하고 품질보증을 하므로 모든 위험부담을 백화점이 진다고 한다. 그러나 시장측 얘기는 다르다. 같은 공장에서 같은 재봉사가 만드는 옷이 큰 차이가 있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굳이 다르다면 포킷의 위치를 틀리게 달고 다른 상표를 붙인 정도인데 백화점에서 턱없이 비싸게 받는다고 시장 상인들은 말한다.
좀 비싸도 철저한 아프터서비스가 필요한 상품이나 보증이 필요한 귀중품을 살 때는 백화점·쇼핑센터를 이용하는 것이 무난하다고 본다.
적어도 백화점에서는 교묘하게 유명브랜드를 흉내낸 모조품이나 진품이 아닌 것을 살 위험은 없다.
남대문·동대문시장 같은 큰 시장은 소비자 상담실을 운영하면서 소비자 보호를 의해 힘쓰고 있다. 그러나 수 천 개의 상점을 충분히 감당하지 못해 소비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결국 현 단계에서 어디에서 쇼핑을 하느냐는 소비자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다. 김성숙<38·한국소비자연맹홍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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