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6연승' 볼티모어 '7연패' 미네소타, 시즌 초반 극과 극 행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사 이미지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미네소타 트윈스의 초반 행보가 극과 극이다. 볼티모어는 1954년 '오리올스'라는 팀명을 사용한 이후 처음으로 개막 6연승을 달렸고, 미네소타는 현재 아메리칸리그 팀 가운데 유일하게 개막 후 7경기 동안 승리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팀 성적에 따라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의 시즌 초반 입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 원하는대로 풀리는 볼티모어
볼티모어는 12일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서 9-7로 승리했다. 6-6으로 맞선 9회 초 2사 1·2루에서 나온 3번타자 크리스 데이비스가 스리런포가 결정적이었다. 미네소타와의 개막 3연전과 이어진 탬파베이와의 2연전을 모두 이긴 볼티모어는 보스턴전까지 승리하며 개막 6연승 행진을 달렸다. 볼티모어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유일하게 무패를 기록 중이다.

미국 스포츠매체 ESPN은 보스턴과의 경기가 끝나고 '오리올스가 메이저리그에서 유일한 무패팀인 5가지 이유'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ESPN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발진을 첫 번째 이유로 꼽았다.

볼티모어는 6경기에서 크리스 틸만(28)-요바니 가야르도(30)-우발도 히메네스(32)-밴스 워리(29)가 선발로 나섰는데 선발진은 28과3분의2이닝을 던져 10점만을 내주고 있다. 올 시즌 앞두고 허약한 선발진은 볼티모어의 고민이었다. 시범경기에서도 집단 부진에 빠지며 걱정이 컸다. 그러나 정규시즌에 들어서자 달라졌다. 특히 볼넷을 7개 밖에 내주지 않는 효과적인 투구를 선보이는 것이 고무적이다.

주축 타자인 매니 마차도(타율 0.458)-크리스 데이비스(3홈런 7타점)-마크 트럼보(타율 0.417)의 활약과 신인 조이 리카드(25)의 깜짝 등장도 볼티모어 상승세의 중요한 이유다. 조이 리카드는 개막 후 6경기 연속 안타를 때리며 타율 0.409(24타수 10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개막전을 9번타자로 시작한 그는 최근 1번으로 자리를 옮겼다.

맷 위터스(30)와 칼렙 조세프(30)가 번갈아 맡고 있는 안방 수비력도 강점이다. 특히 둘의 도루저지율은 75%에 이른다. 비교적 약한 팀들과 경기를 치르는 운도 따랐다.

팀이 잘나가다보니 김현수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김현수는 11일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전을 치러 3타수 2안타(내야안타 2개) 1득점으로 활약했지만 12일 경기에선 벤치만 지켰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중견수 애덤 존스(타율 0.200)가 결장했지만 김현수에게 기회가 돌아가지 않았다. 경쟁자인 리카드가 중견수, 놀란 레이몰드(33)가 우익수, 트럼보가 좌익수로 선발 출장했고, 대타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기사 이미지

◇'삼진 전염병' 도는 미네소타 타선
미네소타는 시즌 초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2일 미네소타주 미내아폴리스의 타깃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서 1-3으로 지며 개막 7연패 늪에 빠졌다. 미네소타 타선은 안타 6개를 때리는 데 그쳤고, 잔루가 14개나 됐다. 올 시즌 미네소타는 평균 득점 1.9점에 그치고 있다. 팀 타율은 0.219에 불과하고, 출루율(0.290), 장타율(0.330) 등 공격 지표 대부분이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간판 스타 조 마우어(타율 0.375)가 홀로 분전하고 있지만 브라이언 도지어(0.192), 미겔 사노(0.136), 트레버 플루프(0.174) 등 주요 타자들 모두 1할대 타율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타선에 '삼진 전염병'이 돌고 있다. 미네소타의 팀 삼진은 78개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다. 경기당 평균 11개가 넘는 삼진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기대를 모았던 홈런은 아직 4개 밖에 나오지 않고 있다.

박병호도 예외는 아니다. 박병호는 9일 캔자스시티와의 경기에서 데뷔 첫 홈런을 날리긴 했지만 타율이 0.143에 그칠 정도로 빈타에 허덕이고 있다. 12일 경기에서도 삼진 1개를 포함해 3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뒤 9회 말 대타 에두아르두 누네스(29)로 교체됐다. 11일 경기에서 4타수 4삼진을 당한 박병호는 이날도 2회 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박병호는 출전한 6경기에서 모두 삼진(시즌 12개)을 기록했다.

팀 타선이 전체적으로 슬럼프에 빠져있어 박병호가 어느 정도 득점 생산력을 발휘한다면 돋보일 수 있는 환경이다. 박병호는 홈 개막시리즈 2경기에서 모두 5번타자로 나서는 등 폴 몰리터(60) 감독의 여전한 신임을 받고 있다. 그러나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박병호는 이날 4회 말 무사 2·3루, 6회 1사 1·3루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