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89번째 출전 등록 대니 윌렛, 행운의 그린재킷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대니 윌렛(잉글랜드)이 80회 마스터스에서 행운의 그린재킷을 입었다.

1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의 오거스타내셔널 골프장에서 끝난 최종 라운드. 윌렛은 한때 5타 차 선두를 달렸던 조던 스피스(미국)가 12번 홀(파3)에서 쿼드로플보기를 하면서 행운의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윌렛은 보기 없이 5언더파 67타를 기록, 최종합계 5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다. 스피스는 2언더파 공동 2위였다.

윌렛은 출전 자체가 행운이었다. 첫 아이의 출산이 마스터스 기간에 겹치면서 출전 자체가 힘들었다. 그러나 마스터스 한 주 전 아이가 태어났고, 올해 마스터스의 마지막 출전 선수(89번)로 등록했다.

3라운드까지 이븐파를 기록한 윌렛은 마지막 날 악명높은 오거스타내셔널에서 자신의 플레이를 했다. 6번 홀(파4)에서 첫 버디를 한 뒤 파5 홀인 8번 홀과 13번 홀에서 버디를 추가했다.

그래도 우승은 힘들어보였다. 5번 홀 보기 뒤 6번 홀부터 9번 홀까지 4홀 연속 버디로 달아난 스피스와 5타까지 벌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10번 홀부터 반전 드라마가 시작됐다. 스피스가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넣으면서 보기를 한 사이 윌렛은 14번 홀(파4) 1m 버디로 2타 차까지 추격했다.

아멘 코너에 들어선 스피스는 11번 홀(파4)에서 보기를 한 뒤, 12번 홀(파3)에서 완전히 무너졌다.

티샷을 해저드로 빠뜨린 스피스는 드롭을 하고 친 세 번째 샷을 또 물에 빠뜨렸다. 다섯 번째 샷은 그린 뒤 벙커에 빠졌고 6온, 1퍼트로 쿼드로플보기를 적어내면서 순식간에 1언더파로 추락했다.

마스터스 출전이 두 번째인 윌렛은 침착했다. 15번 홀을 마친 뒤 스코어 보드를 보고도 흔들리지 않았다. 윌렛은 16번 홀(파3)에서 2m 버디를 추가하면서 5언더파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스피스는 13번 홀과 15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으며 2타 차 추격전을 펼쳤으나 16번 홀의 2.4m 버디를 놓치면서 마스터스 2연패가 물거품됐다. 스피스는 17번 홀(파4)에서도 보기를 범해 최종 합계 2언더파로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와 함께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윌렛은 유러피언투어 최강자다. 지난 해 유러피언투어 상금랭킹 2위에 올랐고 통산 4승을 거뒀다. 지난 해 마스터스에 첫 출전해 1오버파 공동 38위를 했던 그는 두 번째 출전 만에 그린재킷을 입었다. 마스터스를 세 차례 제패한 닉 팔도에 이어 두 번째 잉글랜드 출신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폴 케이시(잉글랜드), 더스틴 존슨, J.B. 홈스(이상 미국)가 1언더파 공동 4위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1오버파 공동 10위로 커리어 그랜드슬램 도전을 내년으로 미뤘다.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도 1오버파 공동 10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