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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 몸값 마에스트리, 위기의 한화 구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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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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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구세주는 이탈리아 출신 선발투수 알렉스 마에스트리(31·사진)였다.

보장액 2억원, 동료 로저스의 10%
NC상대 6이닝 5탈삼진 1실점 호투
팀 올 첫 선발승 거두며 4연패 끊어
넥센, 두산에 역전승 선두 올라서
kt, 김상현 홈런 2방 … KIA 꺾어

한화는 10일 창원에서 열린 NC와의 원정경기에서 2-1로 이겨 4연패에서 벗어났다. 선발 등판한 우완 마에스트리가 승리의 주역이었다. 마에스트리는 최고 시속 148㎞의 빠른 공과 낙차 큰 커브, 포크볼을 섞어 NC 강타선을 틀어막았다. 프로야구 역대 FA 최고 몸값(4년 96억원)을 기록한 박석민을 상대로는 삼진을 2개나 잡았다. 3회 2사 뒤 이종욱을 투수 앞 땅볼 때 실책으로 내보내고, 테임즈에게 적시타를 허용한 게 유일한 실점이었다. 6이닝 동안 2피안타 3볼넷 5탈삼진 1실점(비자책)하고 승리투수가 됐다. 마에스트리의 호투가 이어지는 동안 한화 타자들은 딱 필요한 점수를 올렸다. 김태균은 1회 초 1타점 선제 적시타를 날려 리드를 안겼다. 1-1 동점이던 5회 2사 1·3루에서는 로사리오가 1타점 2루타로 결승 타점을 올렸다.

한화는 올 시즌 훌륭한 외국인 선수를 뽑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메이저리그(MLB) 출신 로저스(190만 달러·약 24억원)와 로사리오(130만 달러·약 15억원) 영입을 위해 거액을 투자했다. 나머지 한 명도 MLB 출신 선수로 뽑을 생각이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자 이탈리아의 마에스트리와 계약했다. 마에스트리의 연봉은 옵션 포함 총액 5000만엔(약 5억원)이다. 성적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옵션(3000만엔)이 보장금액(2000만엔)보다 크다.

마에스트리의 몸값은 KBO리그에서 뛰는 31명의 외국인선수 가운데 가장 낮다.

마에스트리는 야구 불모지 이탈리아 출신이다. 이탈리아 국가대표로 세차례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던 그는 2006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해 이탈리아 출신 1호 메이저리거가 됐다. 하지만 마이너리그에서만 5시즌을 뛴 뒤 2012년 일본 오릭스 버펄로스로 이적했다. 4년 동안 일본에서 거둔 성적은 14승1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44. 평범한 투수였던 마에스트리는 시즌 두번째 등판에서 호투하며 한국 프로야구의 ‘마에스트로(거장)’로 성장할 만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날 승리에도 불구하고 한화는 2승6패로 10개 구단 가운데 최하위다. 시즌 초반부터 선발진이 무너지면서 우승 후보라는 평가가 무색하게 됐다. 전날까지 한화 선발은 한 번도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하지 못했다. 5회를 넘긴 것도 8일 NC전에서 나선 송은범(5와3분의1이닝 5실점)이 유일했다. 당연히 선발승을 거둔 투수도 없었다. 김성근 감독은 선발투수가 조금이라도 부진하면 일찍 강판시켰고, 불펜진에 자연스럽게 과부하가 걸렸다. 그런 상황에서 이날 마에스트리의 활약은 가뭄에 단비나 다름없었다. 첫 승을 거둔 마에스트리는 “팀의 연패를 끊어 기쁘다”고 말했다.

마에스트리의 호투 덕분에 한화는 권혁과 정우람, 두 명의 구원투수만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권혁이 1과3분의2이닝, 정우람이 1과3분의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FA로 이적한 정우람은 첫 세이브를 올렸다. 부산에서는 롯데가 삼성을 5-1로 눌렀다. 롯데 선발 박세웅은 이날 117개의 공을 던지며 5이닝 동안 피안타 5개, 1실점으로 2승째를 따냈다. 황재균은 1-1 동점이던 3회 말 주자 2루에서 좌월 투런포를 쏴올렸다. 수원에서는 kt가 김상현의 홈런 두 방을 앞세워 KIA를 9-6으로 눌렀다. 넥센은 잠실 두산전에서 5-4 역전승을 거두고 선두로 올라섰다.

◆프로야구 전적(10일)
▶한화 2-1 NC ▶KIA 6-9 kt
▶삼성 1-5 롯데 ▶넥센 5-4 두산 ▶LG 6-7 SK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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