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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환협상중" 말듣고표정상기|한국서의 나흘째…중공 어뢰정 수병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표류어뢰정 처리를 놓고한·중공교섭이 본격화된 가운데 군산의 중공 어뢰정 승무원들은 당국의 보호속에 평정과 안정을 되찾아 두나라교섭결과를 비상한 관심으로 지켜보며 상륙나흘째를맞았다.
중공어뢰정 승무원조사를 맡은 우리측 관계기관은 26일자정쫌 군산의료원 관계자를불러 총상을 입고 수술을받은 곡진파와 장유공의 나흘간 입원비와 수술비 1백68만5천원을 지급했으며 승무원들의 군산관광호텔 숙식비 1백1만원의 계산도마쳤다.
또 26일 상오9시쫌부터 승무원들이 머무르고 있는 호텔5층으로 회의용 소퍼가 운반되기 시작, 상오10시부터정부관계관 긴급회의가 열리고 있어 승무원들의 송환이 임박한것이 아닌가하는 추측을 남고있다.

<호텔>
26일 상오6시를 전후해 잠자리에서 일어난 승무원들은 창밖을 내다보고 날씨를 살핀뒤 가벼운 맨손체조로 몸을 풀면서 한국에서의 나흘째를 맞았다.
승무원들은 기상하자마자 TV를 켜 그동안 눈에 익었던 프로그램을 골라서 시청하는 여유를 보였으며 상오7시쯤 각자 방에서 계란프라이·베이건·토스트등 가벼운·양식으로 아침식사를 했다.
승무원들은 관광안내 책자와 홍보책자를 보거나 AFKN-TV를 시청하는등 휴식을 취하다가 TV뉴스시간에 자신들의 사건이 방숭되자함께 있는 관계자들에게 『어떤내용이냐』 고 묻기도했다.
승무원들은 통역으로 부터『송환문제를 협상중』 이라는말을 듣고 일부는 상기된 표정을 짓기도했다.
김종환군산시장은 25일하오 사과·배·귤등이 담긴 과일바구니를 생존 승무원방과중환자실에 전달.
과일바구니에는 「증군산시장 김종환」이란 명함크기의 쪽지가 들어있었다.

<병원>
군산의료원에입원중인 곡진파·장유공등 2명의 부상자는 26일 아침부터 간호원의 도움없이 화장실을 다녀오고 침대에서 일어나 병실내를 돌아다니며 가벼운 운동을 하는등 빠른회복.
두사람은 입원4일째인 26일엔 상오8시45분 밥·된장국·소시지·두부·메추리알·오징어볶음등 병원서 마련한 식사로 아침을 먹고 하루를 시작했다.
왼발에 관통상을 입었던 곡은 25일상오10시 수술부위의X선검사를 했는데 정형외과 이재길과장은『수술이 잘됐다. 총알 관통부위에 아무 이상이 없었다. 10주정도가 지난뒤 뼈안에 골수가 차면 부서진 뼈를 똑바로 연결하고 피부를 이식하는 수술을 할수있을것』 이라고 결과를 밝혔다.
가끔 다른 동료들의 안부가 궁금한듯 『다른 동료들이 있는곳으로 보내달라』 고 요구해 병원측은 25일정오쯤이들이 안정할수 있도록 진통제를 조제해 먹이기도했다.
곡진파는 간호원들과 이야기롤 나누고 싶어했고 통역이 없는 동안은 메모지에 글자를써 필담으로 의사를 표시.
곡은 소변이 마려울때는「요」자를, 물을 달랄때는「빙」 ,다친 팔이 아플때는「통」 이라 써보였다.
또 필담이 통하지 않을 경우 배를 두드려 배가 고프다라는것을 표시하거나 수화를 하기도 한다는것.
병원의 한직원은 누군가가 메모지에 「대한민국, 인도주의」 라고 써준뒤 곡은 한층긴장을 풀었으며 25일부터는 식욕도 왕성하다고 전했다.
곡등 2명의 부상자들은25일하오 병원이웃 중국음식점 만춘향에서 시켜다준 새우튀김 (1만2천원) , 탕수육(4천5백원), 잡채밥 (1천5백원), 육미자장 (1천3백원) 을 환자답지않게 말끔히치워 간호원들을 놀라게했다.
한편 군산의료원 영안실에 안치된 사망자 6명의 시체에 대해 당국은 25일하오9시30분쯤 곧 인도하게 될지 모르니 부패하지 않도록 관리를 잘 할것을 병원측에 요청했다.
이시체는 25일 관계당국의검시후 입관됐는데 생존동료들은 중공식 나무관에 넣어줄것을 요구했으나 당국은 중공까지 보낼것을 감안, 알루미관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난동자>
선상난동자인 두신립(20) 과 왕중영 (19) 은 대체로 숨기는 것 없이 관계기관의 조사에 응한것으로 알려졌다.
군산관광호텔 518호실에묵고있는 두신립은 25일상오두통을 호소하며 혼자 전화를 들고 짜증을 내는등 이상행동을 보여 상오10시 군산의료원 허영상제2내과과장으로부터 진찰을 받고 신경안정제를 조제해치료을 받았다.
두는 가끔 자신의 방을 경비하는 전경에게 『자유제일』이라고 말하기도하고 종이에써보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두는 근육으로 뭉쳐진 단단한 체격에 키는 1m65cm정도이고 이마가 좁으며 머리가 뾰족해 매우 강단이있어보이는 인상이며 왕은 1m65cm의 키에 눈이 크고 약간 말랐으나 이목구비가 뚜렸한 미남형이다.

<선박검색>
군산외항 해경군산지구 전용부두에는 25일상오 10시부터 45분간, 하오4시부터 1시간10분간 관계자들이 중공어뢰정에 승선, 항해가 가능한가를 점검했다.
해경258함과 75함 사이에 정박해있는 중공어뢰정은 어뢰정 양쪽에 장착된 어뢰발사기·기관포등 무기류에는 위장망이 덮여 있다.
한관계자는 『항공촬영을 막기위한 조치』라고만 설명할뿐 점검결과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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