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배지? 안 달아!…대우증권 뿔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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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증권 노동조합이 뿔이 났습니다. 미래에셋증권과의 합병을 앞두고 있는 대우증권 노동조합은 ‘미래에셋 배지 패용 안 하기’ 운동에 나선다고 8일 공개 선언했습니다. 대우증권 노조는 8일 “잔금을 치르기도 전 업무보고를 통해 피인수법인의 대표에게 배지를 달아주는 상황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노조가 문제 삼고 있는 건 4일 배포된 한 장의 사진입니다. 그날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대우증권 회장직을 맡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던 날입니다. 또 박 회장이 홍성국 대우증권 사장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업무보고 이후 미래에셋은 기자들에게 한장의 사진을 공개 배포했습니다. 박 회장이 홍 사장에게 미래에셋 배지를 달아주는 바로 위의 사진이었습니다.

미래에셋은 7일에야 대우증권 인수 잔금을 지불했습니다. 대우증권 일부 직원들은 잔금 지불도 이뤄지기 전에 박 회장이 자사 사장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상사가 부하에게 하듯 배지까지 달아주는 모습을 보고 기분이 나빴다고 토로했습니다.

노조는 “직원의 정서를 무시한 박 회장의 밀어붙이기식 독단적 행보를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직원들의 대표인 노동조합과의 만남을 배제한 채 협의없이 독단적 정책을 박 회장이 추진할 경우 총파업도 불사할 것”이라고 경고한 뒤 직원들의 요구사항 전달을 위한 상호 협상채널을 즉각 구축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미래에셋 배지 패용 안하기’ 운동은 미래에셋 측이 성실한 자세로 협상에 임할 때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게 노조의 입장입니다. 귀추가 주목됩니다.

박진석기자 kailas@joong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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