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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커 뉴스] 김관영 “2021년 서울~군산 70분 고속철” 6년 내 완공한다는 주장은 '대부분 거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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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관영김관영"2021년 서울~군산 70분 고속철, 6년 내 완공"대부분 허위

공약은 달콤한 유혹이다. 하지만 “선물보따리가 아니라 세금청구서”(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다. 꼼꼼히 따져야 한다. 특히 철도ㆍ공항 등 사회간접자본(SOC) 공약엔 세금이 들어간다. 중앙일보 팩트체커팀은 전북 군산에 출마한 김관영 후보(국민의당)의 ‘서해안축 신고속철’ 공약을 검증했다. 김 후보의 공약을 점검한 건 국회의원 한 사람이 이런 대규모 SOC 공약을 실현할 수 있느냐는 점에서다.
“환 황해 아시아 경제시대를 맞아 장항선을 복선전철화하고 신고속철을 도입해 이르면 2021년까지 군산에서 서울까지 1시간10분대에 이동할 수 있게 하겠다” (3월 9일).

"실제 타당성조사 통과는 30%뿐"
의원 후보 1명이 4개 시·도 잇는
국책 사업 공약 내건 것도 문제

서해안축 철도는 군산에서 서울까지 205.9km 노선이다. 장항선 복선전철-서해선 복선전철-신안산선이 들어있다. 이 중 서해선(홍성~송산)은 3%정도 공사가 진행돼 2020년 완공 목표다. 신안산선은 올 상반기 민자사업을 고시하고 내년 상반기 착공 예정이다. 장항선(신창~대야)은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비조사)가 진행중이다. 철도 건설은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국가재정법 제38조에 따라 예비조사를 통과해야 한다. 크게 ‘기본구상→예비조사→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기본설계→실시설계→시공’ 의 과정을 거친다.

장항선 복선전철은 최근 국토부의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2016~25년)’에 포함됐고 한국철도시설공단도 경제적 타당성을 인정했다. 김 후보의 박도은 보좌관은 “정부가 이미 하겠다고 발표했고, 철도망 필요성에 대한 인식도 높아 예비조사를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축계획’이 착공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일례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은 2011년 제2차 구축계획에 포함됐지만 여전히 기본계획 단계다. 무엇보다 전체 노선을 볼 때 2021년 완공은 무리라고 전문가들은 평했다. 당장 예비조사부터 완공까지 평균 8년이 걸린다. 신안산선의 경우 사업 고시 뒤 준비기간 6개월, 사업자 선정 및 협상에 최소 6개월~1년, 실시협약을 맺고 실시계획과 실시설계 승인을 받는데 1년은 걸린다고 업계에선 전망했다.

또 김 후보는 시속 250km급 전동차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국제기준상 시속 200km이상은 고속철로 분류한다. 하지만 노선이 문제다. 직행이 아니라 여러 역에 정차하며 갈 경우 속도는 느려진다. 시속 300km급 고속철인 서울-부산 KTX도 평균속도는 시속 220km다. 무엇보다 국회의원 한 명이 전북-충남-경기-서울을 잇는 대규모 역사(役事)를 공약으로 내거는 건 무리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 사무총장은 “국토 구상의 일부인 거대 프로젝트를 공약으로 내는 후보들은 국회의원에게 주어진 입법권과 예산심의권을 행정권으로 착각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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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학기술대 철도전문대학원 김시곤 교수는 “국토부의 구축계획은 구상일 뿐 재원 조달의 근거가 아니다. 철도공단의 사전 예비조사를 통과한 안건 중 실제 예비조사를 통과하는 비율은 평균 30% 정도”라고 말했다.

한국교통연구원 김연규 박사는 “수도권을 지나는 신안산선은 역이 많고 노선이 복잡해 속도가 떨어진다. 고속철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유병권 수석 전문위원은 “시·도별 SOC 공약은 정부의 시행 의지가 강하면 실현성이 커질 순 있다. 의원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중장기적인 국가 계획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도입하겠다’는 식으로 장밋빛 전망을 약속한 건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리는 행위다.

팩트체커의 판단은
‘대부분 거짓’.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  중앙일보 기사에 대해 김관영 의원은 6일 “신고속철 완공 시기를 장담하긴 어렵지만, 장항선은 이미 만들어져 있는 선로에 전철화 공사만 하는 일이라 사업을 진행하는데 무리가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김 의원은 국토부 철도건설과 답변을 근거로 “장항선 복선전철화사업은 복선노선 개량 공사 중인 구간에 궤도와 전차선만 부설하는 사업이므로 단기간(3~4년) 내에 완공이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서해축 고속화 계획은 단위 사업 별로 정부가 이미 추진 중인 사업이다. 전북·경기·서울 축의 관련 국회의원들이 함께 정부에 조기 추진을 건의하고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면 완공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국토부 답변을 공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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