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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아이폰처럼…전기차 테슬라 신드롬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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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런 머스크 테슬라 회장이 지난 31일 `모델3`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모델3는 공개 사흘 만에 27만대 이상 예약이 이뤄질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AP]

'테슬라 신드롬'이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을 강타했다. 무기는 준중형 전기차 '모델3'다. 49개국 전시장마다 사전 예약을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지난달 31일 직접 신차를 공개했던 엘런 머스크(45)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3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2일까지 모델3의 사전 계약 대수가 27만6000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0년 처음 출시한 베스트셀러 전기차인 닛산 '리프' 누적판매량(20만2000대)을 훌쩍 넘어섰다. 2017년 말부터 인도 예정인데도 불구하고 확보한 예약금만 2억7600만 달러에 달한다. 판매액으로 환산하면 무려 100억 달러에 이른다.

'테슬라 열풍'의 비결은 7만 달러대 고급 전기차를 만들어 온 테슬라가 처음으로 보급형 전기차를 선보였다는 데 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이르는 데 6초 걸리는 스포츠카 못지않은 주행 성능에 ▶테슬라 특유의 파격적인 디자인 ▶압도적인 1회 완충 시 최대 주행거리(215마일)를 갖췄는데도 저렴한 가격(3만5000달러.정부 보조금 받을 경우 2만 달러대 구입 가능) 등 눈길을 끌 요소를 두루 갖췄다.

테슬라는 고성능 전기차 생산을 위해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는데 이럴 경우 주행거리가 늘어나지만 안전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 정보기술(IT) 전문가로 꼽히는 구태언 변호사는 "테슬라 전기차는 바퀴 달린 컴퓨터다. 그러면서도 모델3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나다. 자동차 산업의 혁신 아이콘인 만큼 아이폰을 처음 샀을 때처럼 가장 먼저 타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모델3 출시를 앞두고 애플이 아이폰을 무기로 당시 대세였던 피처폰 업계를 강타한 2007년의 '데자뷔'(재현)란 분석이 나온다. 아이폰 출시 당시 노키아.소니는 물론 삼성.LG.팬택 같은 전통의 휴대전화 제조업체는 피처폰 성공 신화에 매달리다 스마트폰 경쟁에서 뒤처졌다. 자동차 업계가 '테슬라 신드롬'을 아이폰 출시 때와 같은 충격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전기차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전기차는 엔진이 아닌 배터리 싸움이란 점에서 기존 자동차 업체들에 쉽지 않은 전쟁이 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의 경우도 삼성SDI.LG화학.SK이노베이션 같은 배터리 업체와 손잡지 않고선 배터리를 자체 개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테슬라의 경우 파나소닉과 손잡고 50억 달러를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한편 모델3 공개 후 테슬라 주가는 연일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1일 3.4% 올랐던 테슬라 주가는 4일 오후 2시(동부시간 시준) 현재 5%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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