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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 내준 한국 건설…제주 최고층, 중국이 짓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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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노형동에 들어서는 ‘드림타워 카지노 복합리조트’ 조감도. [사진 롯데관광개발]

국내 건설시장에 중국발 ‘돈 바람’이 거세게 불기 시작했다. 제주에 짓는 38층짜리 ‘드림타워 카지노 복합리조트’ 시공사로 중국 건설사가 선정됐다. 롯데관광개발과 중국 녹지그룹은 중국건축고분유한공사(CSCEC)를 이 사업의 시공사로 선정하고 5일 오후 2시30분(현지시간) 중국 상하이 녹지그룹 본사에서 시공계약을 맺었다. CSCEC는 자산 규모 171조원, 연매출 141조원(2014년 기준)에 이르는 세계 1위 건설사다.

세계 1위 건설사인 CSCEC
"공사비 못 받아도 책임 완공"
파격 조건 7000억 공사 수주

"파이 축소" "경쟁력 키울 계기"
국내 건설업계 반응 엇갈려

제주시 노형동에 들어서는 드림타워는 연면적 30만2777㎡로, 서울 여의도 63빌딩의 1.8배 규모다. 제주에서 가장 높은 지상 38층(169m)짜리 쌍둥이 건물로 지어진다. 현재 제주도에서 가장 높은 제주시 롯데시티호텔(89m)의 두 배에 가깝다. 호텔 776실과 호텔레지던스 850실이 들어선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복합쇼핑몰도 갖춘다. 공사비는 7000억원이고 다음달 착공해 2019년 3월 완공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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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CEC는 이번 사업에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해 공사를 따냈다. 공사비를 못 받아도 조건 없이 자기 돈을 들여 건물 완공을 책임지고, 착공 후 18개월간 모든 공사를 자체 자금으로 진행한다. 건설사가 ‘조건 없는 책임준공확약’과 외상공사를 받아들인 것은 국내에선 처음이다. 황민강 녹지그룹코리아 회장은 “시공사 선정에서 책임준공확약 제공 여부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전했다.

녹지그룹은 당초 국내 대형 건설사 두 곳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사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녹지그룹 측이 요청한 책임준공 조건에 부딪쳐 국내 건설사는 중도 포기했다. 사업 중단에 대한 위험을 떠안는 구조를 국내 건설사는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후 녹지그룹은 중국 등 해외 투자자를 찾아 나섰고, 이번에 CSCEC 측과 사업을 성사했다. CSCEC의 이런 결정은 그동안 녹지그룹과 우한 그린랜드센터 등 사업을 함께하며 쌓은 신뢰가 바탕이 됐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제주 최고층 건물이란 상징성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동개발 후 롯데관광개발은 호텔과 외국인 전용 카지노, 복합쇼핑몰 등 시설을 소유·운영하고 녹지그룹은 호텔레지던스를 국내와 중국에서 분양할 계획이다.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은 “드림타워에서 호텔리어·카지노 딜러 등 일자리 2200여 개를 창출하고, 제주에서 평균임금이 가장 높은 신성장 관광산업의 선두주자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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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업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한창환 대한건설협회 전무는 “국내 업체가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갖췄는데도 계약조건 문제로 안방을 내줘 아쉽다”며 “중국이 풍부한 자금력을 업고 국내에 진출하면 우리 업체가 가져갈 시장의 파이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에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의 영업·기술력이 아닌 투자금을 기반으로 시공권을 따낸 식이어서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특정 지역에 국한한 것이라 중국 업체의 국내 진출이 많아질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긍정적 시각도 있다. 왕세종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업체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라며 “사업을 따내기 위해 일정 부분 리스크를 감내해야 한다는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드림타워 카지노 복합리조트는

♦ 연면적 30만2777㎡(63빌딩 1.8배)
♦ 높이 169m(38층) 2개 동 호텔 776실, 호텔레지던스 850실
♦ 외국인 전용 카지노, 쇼핑몰, 전망대도 조성
♦ 공사비 약 7000억원, 2019년 3월 준공 예정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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