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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의 차별」을 없앤다"|여류모임 「또하나의 문화」, 첫 무크지 발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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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중견여성학자들이 여성의 인간화를 위해 발족한 「또하나의 문화」가 첫번째 무크지 『평등한 부모, 자유로운 아이』(평민사간·4×6판·2백78페이지)를 출간, 그 출판기념회를 2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공문수학연구회 문화관에서 가졌다.
조경 조혜정 조옥라 김애실 정진경 조은씨 등 사회과학을 전공하고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있는 30, 40대 여성학자들과 시인 고정희씨 등이 중심이 되어 84년 시작한 것이 동인모임 「또하나의 문화」.
그들은 가부장적 권위주의, 남녀 불평등 등을 기반으로 한 오늘의 문화풍토에서 인간적 삶의 양식을 담은 대안적 문화를 창조하고, 이를 실천해 갈 것을 모토로 하고 있다.
남녀가 평등하고 진정한 벗으로 협력할 수 있는 사회, 흑백 논리가 아닌 다양한 목소리가 만들어지고 받아들여지는 사회를 지향한다고 동인들은 밝힌다.
1백여명의 동인들은 대부분 자신의 일을 가진 여성들인데 직장생활 연구회, 한국사와 페미니즘 모임 등 7개 소그룹으로 나뉘어 활동하고 있다.
동인지 창간호 『평등한 부모, 자유로운 아이』는 그들이 펴는 운동이 다음 세대를 바라보고, 미래에 도전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열린 의식을 가진 인간은 어린 시절의 교육과 환경으로부터 이루어진다는 생각에서다. 『성별 분업은 자녀교육에 순기능적인가』(조은), 『부모는 저절로되는 것인가』(조옥라), 『어머니는 왜 자신없어 하는가』(조경) 『미래를 향해 열린 어린이의 삶』(정진경), 『새로운 아버지상과 아버지뵘』(박성수)등을 사설로 다루었다.
『학교교육 현장에 나타나는 성차별주의』(최재성·강성혜), 『TV어린이 프로그램에 나타나는 성차별주의』(오애재·이미숙)는 한국의 학교교육·사회교육이 성차별주의에 얼마나 철저한가를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현장 연구다.
자녀양육기중 조혜정씨의 『적절하게 적응못하는 아이』는 학문 연마와 결혼생활을 함께 조화시켜 나가려고 안간힘을 쓰는한 여성 문화인류학자의 7년간의 육아기로 그의 인간과 사물을 대하는 신선한 시각이 홍미롭다.
「앤드로지니」, 이른바 여성·남성 어느 측이 아닌 여성적이고 남성적인 좋은점(주로 성격적으로)을 함께 지닌 어린이의 이야기인 「로이스· 굴드」의 『X‥양성적 어린이의 이야기』, 주정일 씨의 『양성적 어린이의 이야기를 위한 글』등 2편의 단편도 관심을 끈다.
그밖에 작가 박완서씨의 『성차별을 주제로 한 자서전』, 박선씨의 『노처녀 재판기』, 여성들의 의식개발을 고취하는 20년대 한국 신문의 사실 『조선여자여 태양에 면하야 입하라』는 글 등을 심고 있다.
무크지 『평등한 부모, 자유로운 아이』는 첫페이지부터 끝장까지 성차별 철폐등 동인들의 주장이 담긴 한국 출판사상 첫번째 책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은다. <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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