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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고려·이화여대총장 졸업식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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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친애하는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은 우리 연세가 창립 1백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에 졸업하게 되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읍니다.
이제 여러분은 오늘로써 대학생활을 마치고 냉엄한사회의 일원으로서 스스로 새로운 인생의 항로를 찾아나가야 합니다. 이제부터는 부모의 보호가 여러분의 삶을 지켜나갈수 없으며 스승의 편달이 여러분의 활동을 지도하지 아니합니다.
가정과 학원은 그동안 여러분에게 훌륭한 신앙과 사상을 마음속에 심어주고 수준높은 학문과 기술을 배우게 하여 자립의 역량을 갗추도록 심혈을 기울여 왔읍니다.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스스로 주인이 되는 주체의식을 갖고 성실과 책임으로 자기발전과 사회공헌을 수행해 나가야 한다는데 있는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위기나 고독으로 받아들여서는 아니되고 오히려 이것을 자기실현과 가치구현의 실천으로 보아야할것입니다.
민족의 역사나 인류의 역사를 만들어 나감에 있어서 한 개인의 삶과 존재가 얼마나 중요하고 위대한가 하는것은 과거의 역사속에 뚜렷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한 개인의 사상이 역사의 방향을 결정하며, 한 사람의 사건이 민족역사의 추이 내지 전인류역사의 진행에 무시못할 영향을 끼치고 있는것이 사실입니다. 우리들 한사람 한사람이 역사를 만들고 사회를 움직여가고 있는 것입니다.
선을 행하다가 낙심해서는 안될 것이며 자아실현의 길이 아무리 험준할지라도 좌절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인내와 소신으로 뚜렷한 가치실현을 추구해나가면 반드시 하나님의 인도하심이있을 것이요. 결코 우리는 고독하지 않고 동반자가 있으며 갈채와 격려로 성원하는 수많은 동조자들이 있음을 알게 될것입니다.
진리를 신봉하고 공의를 외치며 자유를 행사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떠한 제약이나 한계도 그 행진을 멈추게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결국 세계는 진리와 공도의 종착역에 도착하도록되어있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여러분이 웅지를 품고 새역사의 창조를 위해 출발하는데 있어서 주체의식과 소명의식과 역사의식을 간직할것을 다시한번 강조하면서 우리나라의 밝은 미래상을 향하여 힘차게 매진해 나가기를 진심으로 바라마지 않습니다.

<고려대 김준엽총장>
대학은 현실속에 있으면서 미래를 위해 예비하는 이상적 존재이며,먼 과거로부터 인류가 축척해온 고귀한 문화유산을 젊은 세대에게 전수하여 인류평화와 국민복지증진에 이바지하는, 앞날의 사회진보를 위한 담보입니다.
따라서 대학은 현재의 문제해결을 위해 그 힘을 모두 소진할수 없으며, 현실의 정치를 위해 교육이 지연되거나 중단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읍니다.
대학은 민족장래의 발전을 위한 도약대이지 현실정치의 거점이 되어서는 안되며, 어느 누구도 어떤 이유로도 학원을 정치의 수단으로 삼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는 엄연한 교권의 주체입니다.
고대인의 특징은 지식과 인간성이 균형있게 조화를이룬 전인적 인간이며, 따뜻한 인정으로 이웃을 사랑할줄 아는데 있읍니다. 「눌린 것을 쳐들고 굽은것 펴기에 이 힘과 이 생명을 쓰겠다」는 구교가의 첫구절처럼, 진실과 정의를 실현하는 정의의 인간이 또한 고대인입니다.
여러분은 가치혼돈의 산업사회에 나가서 자신의 일에 성실과 책임을 다하고자신이 이룩한 성과로 평가받겠다는 건전한 가치관을 전파하는 정신적 지도자가 돼야겠읍니다.
더 나아가 여러분은 우리사회의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생겨나는 부작용과 괴리를 합리적으로 처결할수있는 우리사회의 자기결정능력을 꾸준히 배양하면서 우리의 사회적 동질성을 강화하기위해 한국민의 공동적 가치의 중심을 널리 국민적 합의에 의해 구축하는데 힘써야겠읍니다.
상아탑을 벗어나 역사의 현실속에 몸을 담게 될 여러분에게 힘주어 강조해두고 싶은 충언은 중대한 결정앞에 섰을때나 난관에 부닥쳤을때 항상 원점에 돌아가 다시 생각할줄 알고,역사 앞에 부끄러움이 없는 결단을 할줄 아는 인생의슬기를 가져달라는 것입니다.
대학은 유구한 역사와 민족의 유산을 간직한 보고이며, 난관극복과 현실개선의 비판적 두뇌이며, 창조와 전진의 도약대입니다.

<이대 정의숙총장>
역사의 현장으로 나아가는 여러분에게 4가지를 당부합니다.
첫째 여러분은 영원한 진리, 변하지 않는 가치관을 확립하여 인간성의 복권을 위한 인본주의로의 환원을 이루어 달라는 것입니다. 우리시대가 안고있는 과학의 우상화를 극복하고, 산업화의 폐기물에서, 인간의 혼을 오염시키는 문명전락시대에서 사람이 자기구실을 다할수 있도록 사람의 자리를 회복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해야겠읍니다.
그 다음으로는 우리사회가 겪고 있는 갈등상황을 하나로 합치는 통합의 일꾼이 돼달라는 것입니다. 남북은 물론, 기성세대와 젊은세대가 높은 장벽을 쌓고 있는 현실을 여러분이 헐고, 지역과 지역사이의 갈등감정을 풀어나가야겠읍니다.
세째로 여러분은 이세상에서 혼자 저절로 되는 일은 없다는 생활태도를 갖고, 감사하는 사람, 고마움에 응답하는 사람이 되어주기를 당부합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에게 탁월한 능력의 실천자가 되어줄 것을 기대합니다.능력을 결여한비판은 비난에 불과하며, 실천을 전제로 하지않은 이념과 설계는 환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역사를 참조할수 있는 사람은 능력이란 조건을 구비한 사람입니다. 능력의 실천자가 되기위해서는 자기를 극복할수 있는 지혜를 가져야 하며, 용기의 사람이 돼야 하고, 여성이란 제약을 뛰어넘어야 합니다.
이화는 여성을 교육하되 여성만의 발전을 위해서가아니며, 단순한 여성지도자를 양성하는 곳이 아니라 민족의 지도자·역사의 지도자·인류의 지도자를 배출하는 장입니다. 새로운 사회의 개혁, 즉 인간성 복권의 사회, 갈등통합의 사회를 위해 이 사회에 뛰어들어 여러분의 소임을 다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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