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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못내리는"뉴 미디어"「캡틴·시스팀」|일전 상업서비스…가정·기업서 적극 이용안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큰 기대속에 일본전신전화공사가 작년 11월30일 상업서비스를 개시한 캡틴(CAPTAIN·문자도형정보네트웍)시스팀이 영업을 시작한지 2개월이 지나도록 일반가정 침투를 못하고 있으며 가입 기업들로부터도 사실상 이용을 외면당하고 있다. 캡틴시스팀이란 컴퓨터·전화·단말기를 연결, 컴퓨터에 기억된 뉴스·일기예보·상품정보·주식시세등 생활정보를 전화선을 통해 이용자의 단말기에 호출, 정지화면의 형태로 서비스하는 뉴 미디어의 하나다. 이용자는 정보의 종류에 따라 분류된 색인번호를 돌리면 필요로 하는 정보가 화면에 비치게 돼 있어 집에 앉아서 백화점의 상품정보, 영화관의 프로그램, 주식 시세등을 알수 있다.
이용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전화기로 캡틴정보센터 (번호166-36100)를 호출, 『삐-』하는 신호가 울리면 터미널의 캡틴 버튼을 눌러 정보센터의 컴퓨터와 단말기를 연결시킨다.
다음에는 색인번호부 (가이드북) 에서 자기가 필요로 하는 정보의 색인번호를 찾아 단말기의 키보드 번호를 누르기만 하면 된다.
색인번호는 예컨대 미쓰꼬시(삼월) 백화점 긴자 (은좌) 점의 세일정보가 10033001, 아사히 (조일) 신문의 뉴스는 45001, 주요도시의 주간 일기예보는 17772라는 식으로 미리 결정돼 있다.
서비스되는 정보는 캡틴 시스팀에 정보공급자 (IP)로 가입한 기업이나 기관이 제공하게되며 이 정보들이 정보센터의 대형컴퓨터에 수시로 입력된다.
캡틴 시스팀을 간단히 설명하면 일본 전신전화공사가 기업으로부터 정보를 받아 컴퓨터에 저장해 놓고 이용자에게 그 정보를 파는 시스팀이라고 할수 있다.

<날씨·주가등 한정>
기업의 입장에서는 캡틴 시스팀을 통해 자사제품이나 서비스의 내용을 소비자에게 알려서 수요를 유발할수 있는 기회를 얻을수 있기 때문에 IP로 가입하는데는 적지않은 가입비를 전전공사에 내게 돼있다. 가입비는 제공되는 정보의 내용에 따라 다르며 개별계약을 체결한다.
일본전신전화공사는 79년부터 캡틴 시스팀의 실용화계획에 착수, 동경도의 일반가정 1천가구, 기업1천개사를 대상으로 시험을 끝낸뒤 84년 11월30일 대대적인 선전과 함께 영업을 개시했다.
처음 영업지역은 동경도·요꾜하마(횡빈)시등을 포함하는 수도권과 관서의 교오또(경도)·오오사까 (대판)·고오베(신호)지역에 한정돼 있으나 앞으로 점차 범위를 확대, 87년까지는 전국네트웍을 구축한다는 계획. 영업을 전담할 캡틴 서비스 주식회사도 별도로 설립했다.
당초 예상으로는 영업개시 시점에서 개인·기업을 합한 5천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1개월안에 이용자수를 1만명으로 확보할수있을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실제로 개업테이프를 끊고 보니 정보제공기업 4백91개사에 이용자는 개인·기업을 합해 1천7백90에 불과했다.
84년말에는 1만을 확보할 것으로 보았던 이용자 수가 영업개시 2개월이 지난 1월말에도 3천4백에 그쳐 연말 목표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있다.
그나마 그 대부분이 IP가입자를 포함한 기업이고 일반가정 이용자는 10%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단말기를 설치한 기업들도 실제 이용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 뉴 미디어를 도입했다는 선전목적이 대부분이어서 사무실이 아닌 매장이나 영업창구에 전시용으로 비치돼 있는 곳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영업에 도움안돼>
캡틴의 IP인 동시에 이용자로 가입한 노무라(야촌)증권 영업정보부의 「후꾸다」(복전우화) 씨는 단말기의 이용상황에 대해 『노무라증권이 제공하는 주식정보가 제대로 서비스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하루 2∼3차례 호출할 뿐 그밖에는 영업에 별 도움이 안되고 있다』고 밝히고 그 이유로 제공되는 정보자체가 신문사의 뉴스·일기예보·주식시세등으로 한정돼 있음을 들었다.
장기신용은행 업무추진부의「오또다께」(을죽후굉)씨도 『뉴 미디어라고 해서 가입은 하고 있으나 사업에 대한 기여는 기대할수 없는 단계』라고 말하고 『가입된 단말기 2대중 1대는 영업창구 앞에 전시용으로 놓아두고 있고 또 1대는 다른 금융기관이 어떻게 이용하고 있나를 알아보는데 쓰고 있을뿐』이라고 실정을 밝혔다.
요꼬하마은행도 영업창구 앞에 전시용으로 단말기를 놓아두고 있다.
이처럼 기대를 모았던 새로운 정보시스팀이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관계 전문가들은 전용단말기 값이 대당 22만엔 수준으로 비싸다는 점과 제공되는 정보내용이 빈약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준비안됐읍니다">
장기신용은행의「오또다께」씨는『현재의 가격수준이라면 캡틴 단말기보다 비디오(V TR)를 선택할것』이라고 지적하고 전용단말기 값이 10만엔이하로 떨어지기 전에는 일반가정보급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캡틴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드는 비용은 단말기 22만엔 외에 터미널·키보드등 설치비만 35만엔 정도가 되며 이밖에 이용료로 계약금 8백엔및 3분당 30엔씩(3월까지는 10엔)을 부담해야한다. 또 정보의 내용에 따라서는 정보제공자가 정하는 정보료를 따로 지불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적지않은 비용이 드는데다 현단계에서는 가이드북에 올라있는 번호를 눌러도 『아직 준비가 안됐읍니다』는 글자만 화면에 비치는 경우가 허다해 이용자를 실망시키고 있다.

<고속 전송도 부진>
과학평론가 「오자끼」(옥기정직) 씨는 서비스 태세의 부비외에 일본인들의 의식이 아직 뉴미디어를 가정에 받아들일 태세를 갖추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단말기를 통해 상품정보를 입수하고 전화로 물건을 주문하기 보다 직접 시장에 나가 물건을 고르는 재미를 택한다는 얘기다.
이때문에 캡틴 시스팀이나 전신전화공사가 준비중인 또하나의 뉴 미디어 INS(고도정보시스팀)가 일본사회에 정착되려면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의 통신망을 독점하고 있는 전신전화공사는 85년4월의 민영화를 앞두고 84년중 캡틴시스팀을 출범시킨 이외에도 TV회의 (3월30일), 고속디지틀전송서비스 (11월7일), 위성통신 서비스 (11월7일) 등 그동안 개발해온 뉴 미디어의 상업서비스를 해오고 있다.
그러나 TV회의 서비스는 히따찌 (일립) 제작소, 고오베제강소등 9개회사가 이용하고 있을뿐이고 고속디지틀전송서비스도 7백회선의 가입신청이 있다고는 하나 실제 운용중인 것은 15회선에 불과하고 위성통신 서비스는 아직 이용이 안되고 있다.
일본은 첨단기술 개발에서 미국과 어깨를 겨룬다고 자랑하고 있지만 정보화 사회로의 진임을 위한 첨단제품·시스팀의실제 이용면에서는 아직 구미에 뒤지고 있는 실정이다.
【동경=신성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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