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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울대 로스쿨생 넷 중 한 명, 가구소득 하위 5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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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생 중 기초생활수급 대상과 차상위계층 가구에 속하는 학생이 71명으로 15.1%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월 가구소득 219만원 이하(4인 가구 기준) 가정의 학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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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가 29일 입수한 ‘서울대 로스쿨 소득분위별 장학금 지급 내역’에 따르면 서울대 로스쿨생 466명 중 차상위계층 소속은 62명이고 기초생활수급 대상 가구 학생은 9명이다. 이들을 포함해 가구소득 하위 50%(4인 가구 기준 월 소득 439만원 이하)에 속하는 학생은 총 117명(25.1%)이다.

중앙일보 ‘장학금 지급 내역’ 입수
‘금수저만의 리그’ 통념과 달라
학생 28%가 전액 장학금 받아

서울대 로스쿨은 그중 113명에게 등록금(한 학기에 667만원) 전액에 해당하는 장학금을 주고 있다. 나머지 4명은 다른 곳에서 장학금을 받기 때문에 제외됐다. 차상위계층 이하 학생에게는 월 30만~50만원의 생활비를 학교에서 지급한다.

서울대 로스쿨 관계자는 “이른바 ‘금수저’가 아니면 로스쿨에 진학할 수 없다는 비판이 있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전액 장학금을 받는 학생 비율을 미국 예일대 로스쿨의 세 배인 36%까지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로스쿨에서 전액 장학금을 받는 학생은 총 132명으로 전체의 28.3%다. 국가 행정적으로는 저소득층으로 분류되지 않지만 실제로는 형편이 어려운 학생 중에서 18명이 심사를 거쳐 전액 장학금 제공 대상에 포함됐다. 부분 장학금을 받는 학생까지 합하면 총 44%가 장학금 혜택을 받고 있다.

2015년 전국 로스쿨의 평균 장학급 지급률은 36.9%(국립대 31.7%, 사립대 40.3%)였다. 서울대 로스쿨생 K씨(26)는 “장학금 덕분에 나처럼 가난한 학생도 꿈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 등록금 때문에 학생들이 입학을 주저하지 않도록 장학금 혜택이 더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장학제도가 있지만 로스쿨과 ‘금수저’를 연관시켜 생각하는 이들은 여전히 많다. 지난해까지 사법시험에 도전했던 대학생 강성우(25)씨는 “나뿐만 아니라 많은 법조인 지망생이 로스쿨 학생 선발의 공정성을 신뢰하지 않고 있 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말부터 전국의 모든 로스쿨(총 25개)의 입학 전형 과정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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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로스쿨의 ‘순혈주의’도 논란의 대상이다. 올해 신입생 154명 중 본교 출신이 55명(35.7%)이다. 셋 중 한 명이 넘는 비율이다. 장학금의 60% 이상을 기부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취약한 재정도 문제다.

이원우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은 “올해 도입한 약속장학금 제도(졸업 뒤 사회에 나가 안정적인 소득을 얻게 되면 받은 장학금을 상환하는 것)가 널리 활용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국희·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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