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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빅뱅] 농촌 사랑에 풍부한 금융업 경험…글로벌 시장 진출 속도 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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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환 농협금융그룹 회장(왼쪽)과 양평루 중국 공소그룹 총경리(오른쪽)가 올 1월 중국 베이징에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사진 농협금융그룹]

김용환 NH농협금융그룹 회장은 지난해 4월 취임하면서부터 농협금융의 성장동력으로 글로벌 진출을 꼽았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엔 조직을 개편해 금융지주에 글로벌전략국을 설치했다. 내실 있는 글로벌 사업 추진을 위해 자회사의 해외사업을 조정·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금융지주에 글로벌 전략국 설치
중국·인도네시아와 MOU 체결

 글로벌 진출의 성과는 조만간 가시화될 전망이다. 농협금융지주는 지난 1월 5일 중국 베이징에서 공소(供銷)그룹과 금융 관련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공소그룹유한회사는 중국의 농협중앙회에 해당하는 공소합작총사 산하에 있는 대형 농협유통그룹이다.

중국 국무원 산하 국유기관인 공소합작총사는 전국에 있는 공소합작사(한국의 지역농협에 해당)를 대표하는 연합회 성격의 중앙기관이다. 공소합작총사 전 계열의 총 자산은 187조원, 임직원은 약 300만 명에 달한다. 공소합작총사가 100% 출자해 2010년 설립한 공소그룹은 총자산 16조5000억원으로 중국에서 83번째로 큰 기업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공소그룹의 금융업 진입을 허용했다. 공소그룹은 농업·농촌에 대한 이해와 금융업 경험이 풍부한 해외 전략적 파트너로 농협금융을 선택했다.

농협금융은 손해보험, 융자리스, 소비금융, 인터넷대출은행 분야에서 우선적으로 합자회사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김용환 회장은 “중국 전역에 광대한 네트워크를 가진 공소그룹과 협력하는 만큼 빠르고 안정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농협금융은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에도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지난 3월 1일 농협금융그룹은 인도네시아 만디리은행과 상호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만디리은행은 자산·자본·대출·예금액 기준으로 인도네시아 최대 은행이다. 정부가 지분의 60%를 보유한 국영은행으로 2300여 개의 지점과 1만5000여 대의 자동화기기를 보유하고 있다.

양 사는 인도네시아 농촌개발을 위한 은행뿐 아니라, 보험·리스·마이크로파이낸스 등 금융 분야 전반에 걸쳐 공동 지분투자를 비롯한 협력을 추진한다. 특히 농협 관련 대출과 농가 신용보증, 농업 관련 보험 등 다양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만디리은행과 농업금융 활성화에 협력하기로 했다.

 글로벌화와 함께 농협금융의 성장을 이끌 또 다른 축은 핀테크다. 농협은행은 비대면 채널에 특화된 ‘스마트금융센터’를 지난해 12월 출범시켰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같은 비대면 채널로 들어온 고객의 요구사항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개인 맞춤 마케팅과 상품 가입 서비스를 지원하는 게 특징이다. 채팅·전화·e-메일로 전문적인 상담을 해주고 상담내역을 영업점에 연계해주기도 한다. 여·수신 상품이나 펀드·신탁·외환 등 농협은행 금융상품 전반에 대한 상담이 가능하다.

 기존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은 전문 상담이 이뤄지지 않고 오프라인 영업점과는 단절돼있었다. 이에 비해 스마트금융센터는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문 금융복합 시스템이다. 고객이 스마트금융센터에서 상담을 했거나 관심상품으로 등록한 정보를 바탕으로 영업점에 해당 고객의 마케팅 정보를 제공한다.

또 고객이 인터넷·스마트폰을 통해 상담하다가 영업점에 방문하고자 할 때는 원하는 영업점과 상담 일자를 미리 예약해 주기도 한다. 농협은행에 따르면 2월 한 달간 스마트금융센터를 통한 금융상품 가입을 위한 상담이 총 5400건에 달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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