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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재대금 리베이트 받은 부산 유치원 어린이집 원장 등 무더기 검거

중앙일보

입력

교재 판매업자에게 교재대금을 부풀려 지급한 뒤 차액을 리베이트로 돌려받은 부산지역 유치원·어린이집 원장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이 같은 혐의(업무상횡령·영유아보육법 등)로 부산지역 유치원·어린이집 55개소의 원장·대표 59명과 교재 판매업체 대표·직원 4명을 각각 불구속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해운대구 모 유치원 원장 김모(72)씨는 2013년 5월께 1권당 8000원인 과학특별활동 교재대금을 1만5000원으로 부풀려 교육청 보조금을 받아 부산진구의 교재 판매업체에 지급한 뒤 6300원을 현금으로 되돌려받는 받는 등 17회에 걸쳐 모두 1100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연제구의 모 어린이집 원장 이모(37)씨는 특별수업을 위한 경비 등을 학부모에게서 받으면서 2013년 5월 이후 6차례에 걸쳐 200만원을 부정수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수법으로 2013년 5월부터 2015년 11월 사이 유치원 14곳은 관할 교육청으로부터 국고보조금 1억300만원, 어린이집 41곳은 학부모로부터 3억6000만원 등 총 4억7000만원 상당의 교재대금으로 부정하게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유치원·어린이집이 부정하게 받은 교재대금은 한곳당 최고 6000만원, 최저 80만원이었다. 수천만원 이상을 부정하게 받은 곳은 대부분 어린이집이었다. 그만큼 학부모에게서 교재대금을 부풀려 받은 셈이다.

유치원은 관할 교육청의 국고보조금으로, 어린이집은 학부모에게서 받은 돈으로 교재대금을 마련한다. 하지만 이들 원장·대표 등은 실제 교재대금보다 약 50% 부풀려 국고보조금 등을 받아 교재 판매업자에게 지급한 다음 그 차액을 현금으로 되돌려받았다.

부산진구의 교재 판매업체 대표 차모(55)씨 등 임·직원 4명은 이 같은 수법으로 리베이트를 지급하기로 원장 등과 공모하고 영업행위를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교재 판매업자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리베이트 장부를 발견해 이런 범죄사실을 확인했다.

부산=황선윤 기자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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