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일대일로 유럽 거점 체코 방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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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시진핑(習近平·63) 중국 국가주석이 28일 2박3일간의 체코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이번 방문은 1949년 10월 6일 수교 이후 중국 정상의 첫 방문이자 시 주석의 취임 후 첫 동유럽 방문이다.

수교 67년 만에 중국 정상 첫 발길
체코 대통령 “전략적 동반자 희망”

방문 첫날 밀로스 제만(72) 체코 대통령은 시 주석을 프라하에서 서쪽으로 34㎞ 떨어진 대통령 여름 궁전인 라니로 초대해 체코 맥주를 곁들인 만찬을 베푼다. 체코 대통령궁은 시 주석이 라니 궁전에 초대받은 첫 해외 정상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다음날 프라하 성에서 21발의 예포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성대한 환영식에 참가한다.

시 주석은 지난 26일 ‘루드 프라보’에 실은 기고문에서 “1990년대 체코를 방문해 몰다우 강의 보헤미아 문화로부터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정치적 상호 신뢰, 전략적 유대, 경제 무역 협력, 인문 교류, 다자 협력을 강화하자”고 밝혔다.

제만 대통령은 중국중앙방송(CC-TV) 인터뷰에서 “중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조약을 맺고 중국의 동유럽 항공·금융센터 건설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체코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유럽연합(EU)·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국이자 중앙유럽 4개국 의장국으로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신 실크로드) 건설의 핵심 파트너다.

시 주석의 체코 방문은 2013년 첫 직선 대통령에 당선된 제만 대통령의 실용 외교가 성사시켰다. 제만 대통령은 작년 9월 3일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EU 정상으로는 유일하게 참석하는 등 시 주석 초청에 공을 들였다.

수교 67년 동안 중국과 체코는 이데올로기 갈등을 겪어왔다. 19 89년 공산당 정권을 무혈로 무너뜨린 벨벳 혁명에 성공한 체코는 인권 외교를 중시했다. 시인이자 초대 대통령인 바츨라프 하벨(1936~2011)은 중국 공산당의 민주 개혁을 요구한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의 석방을 요구하는 공개 편지를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에게 보내기도 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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