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끈질긴 샌더스, 3개 주 경선서 압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기사 이미지

25일 워싱턴주 시애틀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화답하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시애틀 AP=뉴시스]

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주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26일(현지시간) 3개주 경선에서 압승하며 희망의 불꽃을 지폈다. 샌더스는 이날 치러진 워싱턴·알래스카·하와이주 경선에서 승리해 경쟁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의 대의원 수 격차를 줄였다.

트럼프와 가상 맞대결 여론조사선
샌더스, 힐러리보다 큰 표차 승리

샌더스는 워싱턴주에서 81.6%를 득표해 18.4%에 그친 클린턴을 크게 앞섰다. 알래스카주에서도 72.7%로 27.1%의 클린턴에 압승했다. 개표가 시작되지 않은 하와이주에서도 샌더스의 승리가 확실시되고 있어 지난 1일 ‘수퍼 화요일(11개주 동시 경선)’ 이후 승승장구하던 클린턴의 기세에도 제동이 걸렸다.

샌더스는 워싱턴·알래스카의 승리가 확정된 직후 위스콘신주 매디슨에서 지지자들과 만나 “우리는 승리의 길로 가고 있다. 이제 누구도 우리가 모멘텀을 얻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샌더스는 공화당 대선 후보와의 본선 경쟁력에서 자신이 클린턴에 앞서 있음을 부각시키고 있다.

지난주 폭스뉴스가 실시한 가상 대결 여론조사 결과 샌더스는 도널드 트럼프와 가상 맞대결에서 14%포인트 차로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클린턴은 같은 조사에서 11%포인트 차 우위를 보였다. CNN·ORC 여론조사에선 트럼프에 20%포인트 차 승리가 점쳐져 12%포인트를 앞선 클린턴보다 본선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샌더스의 역전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 민주당 경선은 열흘 간 휴식기를 거쳐 다음달 5일 위스콘신에서 재개되는데 클린턴의 지역구인 뉴욕(19일)을 비롯해 코네티컷·펜실베이니아 등에서도 클린턴의 우세가 점쳐지기 때문이다.

클린턴 진영도 샌더스의 막판 뒷심을 의식하지 않을 순 없다. 특히 샌더스가 클린턴과 월가의 커넥션을 집요하게 공격하고 있어 자칫 안방인 뉴욕에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까 우려한다. 뉴욕타임스는 “클린턴이 대내적으론 샌더스의 ‘소득 불평등’ 공약을 끌어안고, 대외적으론 브뤼셀 테러에 맞서는 ‘군 통수권자(Commander in Chief)’의 면모를 보여주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