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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를 섹시하게 소화하려면, 바지 짧게 입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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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제 디자인의 주인공은 언제나 ‘신발’입니다. 옷은 스타일의 완성을 도와주는 액세서리죠. 머리부터 발끝까지 ‘토털룩’을 디자인할 때면 항상 신발을 먼저 구상하고 옷은 신발에 맞게 디자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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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사레 파초티는 “주로 젊은이 문화, 그 중에서도 록 음악에서 디자인적 영감을 얻는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인터뷰 장소에도 록스타를 연상케 하는 가죽재킷을 입고 나왔다. [사진 체사레 파초티]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인 ‘체사레 파초티(Cesare Paciotti)’의 디자인 총괄 디렉터 체사레 파초티(58)가 22일 한국을 찾았다. 최근 서울 청담동에 문을 연 ‘체사레 파초티’ 플래그십 스토어의 개장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중앙일보가 그를 단독 인터뷰했다.

이탈리아 디자이너 체사레 파초티
과감하고 화려한 신사화로 명성
“점잖아야 한다는 고정관념 탈피”
마이클 잭슨 크리스털 구두로 유명

‘체사레 파초티’는 그와 그의 누나 파올라 파초티(66) 회장이 1980년 설립한 구두 브랜드다. 남성 수제화 장인이었던 아버지 주세페 파초티의 가업을 이어받았다. 체사레는 “아버지의 작은 구두 공방에서 구두 디자이너의 꿈을 키웠다. 어린 시절 매일 공방에 가서 아버지로부터 구두 품질의 중요성을 ‘신념’과 같이 배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아버지가 품질에 주안점을 뒀다면 나는 여기에 더해 스타일을 입혔다”고 소개했다.

그가 디자인한 신사화는 화려하고 과감한 디자인으로 ‘남성을 섹시하게 만드는 구두’란 명성을 얻고 있다. 뾰족한 단검(dagger) 모양의 장식과 레이스 무늬가 들어간 빨간색 구두 밑창이 상징적인 디자인이다. 또 신발에 보석과 크리스털, 스터드(징 장식) 장식도 즐겨 도입해 ‘섹시하고 화려한 디자인’으로 정평이 났다.

 마이클 잭슨이 즐겨 신던, 온통 크리스털로 뒤덮인 구두가 바로 체사레의 작품이다. 가수 비욘세, 배우 앤 해서웨이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도 대표적인 매니어다.

체사레는 10대 시절 밴드부에서 드럼을 쳤고, 요즘도 피아노와 오르간 연주를 즐길 만큼 음악 매니어다. 20대엔 세계 일주를 했고, 이탈리아 명문 아트 스쿨인 볼로냐 DAMS를 졸업했다. “예술적 감수성을 남성화에 녹였어요. 신사화는 점잖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하고 싶었지요.”

그는 “지금도 ‘젊은이 문화’에서 디자인적 영감(靈感)을 얻는다. 특히 음악, 그 중에서도 록(rock)에서 영감을 받는다”며 자신이 디자인한 신발들에 달린 스터드 장식을 예로 들었다. 그는 남성이 구두를 섹시하게 소화하기 위해선 “바지는 항상 짧게 입으라”고 조언했다. “바짓단으로 신발을 가리지 마세요. 스포티한 신발이라면 양말의 색상을 과감하게 선택해 개성을 드러내도 좋아요.”

구두 브랜드로 시작한 ‘체사레 파초티’는 가방·옷·액세서리 등도 선보이는 토털 패션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다. 그는 “한국은 아시아의 이탈리아”라고 표현했다. “ 한국은 아시아에서 스타일을 선도하는 나라입니다. 한국인은 여행과 쇼핑을 즐겨 체사레 파초티의 파리·로마·두바이 매장에서도 만날 수 있지요. 우리 브랜드를 발전시켜 나가는데 있어서 한국 시장에서의 피드백이 매우 중요합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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