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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법안 방치, 각자 정치” 공천 잡음 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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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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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정치권의 공천 잡음을 비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여야 정당의 공천 논란을 겨냥해 “각자의 정치” “본인의 정치”라는 표현으로 강도 높게 비판했다. 총선을 23일 남겨 놓고 대통령이 정치권의 공천 잡음을 비판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식 선거운동”이라고 해석했다.

“경제 힘든 데 선거로 시간 잃어”
‘태양의 후예’ 호평 “관광 연계를”

박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제 각 당의 일정이 마무리되면 국민과 국가 경제보다는 선거에 이기기 위한 격렬한 싸움이 시작될 것”이라며 “언제나 선거에서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지만 항상 공허함이 남는 게 현실 정치”라고 말했다. 그 연장선에서 ‘정치 심판론’을 거론했다.

박 대통령은 “현재 선거로 인해 법안 통과 등 많은 시급한 일이 방치되고 있다”며 “선거기간 3~4개월 동안 국민을 위해 정치권과 국회가 아무 일도 못하고 오직 각자의 정치만을 한다면 그만큼 잃어버린 시간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본인들의 정치를 위해 나라와 국민의 경제시계가 멈추지 않도록, 각 수석은 이 엄중한 시기에 국민의 안위와 민생이 흔들리지 않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세계 경제도 어려운 상황인데 우리 경제가 이 고비를 넘기지 못하면 또 다른 IMF 같은 국가적 위기를 겪게 될지도 모른다”고도 말했다.

모두발언을 하는 동안 박 대통령은 “선거로 잃어버린 시간”이란 표현을 두 차례, 선거로 법안 처리가 안 되는 상황을 의미하는 “멈춰”를 일곱 차례 사용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6월 25일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겨냥해 ‘배신의 정치’라고 비판할 때도 “개인이 살아남기 위한 정치는 거둬야 한다”고 했다. 청와대 참모들은 박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국회 마비는 직무유기”라고 비판한 뒤 한동안 ‘경제·안보’ 행보에 집중하다가 이날 다시 정치권을 비판한 데 대해 “공천 갈등으로 법안 처리가 뒷전으로 밀린 데 대한 문제 제기”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송중기 주연의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대해 사전 제작 시스템을 호평한 뒤 관광상품 개발에 적극 이용하라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김상률 교육문화수석으로부터 ‘태양의 후예’ 촬영지(강원도 태백)를 관광 상품화할 필요가 있다는 보고를 받은 후 “좋은 문화 콘텐트 하나가 커다란 경제·문화적 가치를 낳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드라마는 사전 제작돼 판매와 마케팅에 성공한 만큼 사전 제작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고 관광상품과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신용호 기자 nov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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