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지망생들에 대출 강요해 8천여만원 가로챈 기획사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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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지망생들에게 대출을 받게하고 이를 가로챈 연예기획사 대표에 대한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자신이 운영하는 기획사 연습생들에게 제2금융권이나 대부업체를 통해 대출ㆍ현금서비스를 받게하고 83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조모(39ㆍ여)씨를 수사 중이라고 21일 밝혔다.

조씨는 지난해 초부터 소속 연습생 4명에게 대출을 받도록 강요하고 이를 다시 빌리는 수법으로 한 사람당 적게는 1000만원, 많게는 3000만원까지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조씨의 권유로 수차례 대출ㆍ현금서비스를 받았고, 자신의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를 조씨가 사용하도록 넘기기도 했다. 조씨는 “곧 해결해 주겠다”는 말로 피해자들을 안심시켰지만 계속해서 돈을 갚지 않고 연락을 피했다.

연습생 신분이라 경제적 능력이 거의 없던 피해자들은 각자 수천만원의 빚을 떠안아야 했고, 결국 지난해 말 조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수년간 조씨가 이끄는 공연팀에서 활동했고, 조씨의 지시와 권유로 전국 장터나 축제 등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지만 공연료도 일부밖에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업이 어려워 돈을 갚지 못했지만 추후 갚을 계획이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가 운영한 회사는 규모가 매우 적고, 연예계에 데뷔해 왕성하게 활동하는 연예인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찰은 조씨에 대한 추가 조사를 통해 자세한 사건경위를 파악할 방침이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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