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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 역사적 쿠바 방문 시작…美 대통령으로 88년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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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오후 역사적인 쿠바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미국 현직 대통령이 쿠바를 방문한 것은 88년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인인 미셸 여사와 두 딸 말리아와 사샤, 장모 마리안 로빈슨과 함께 쿠바의 수도 아바나의 호세마르티 국제공항에 전용기 편으로 도착했다. 1928년 1월 캘빈 쿨리지 대통령 이후 88년만의 방문이다. 2박3일간의 일정으로 쿠바를 국빈 방문하는 오바마 대통령은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과의 정상회담, 연설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특히 카스트로와의 정상회담에 눈길이 쏠린다. 회담에서 두 정상은 53년간 이어져온 대 쿠바 금수조치 해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미주 대륙에 남아있는 마지막 냉전 구도가 사실상 와해되는 효과를 거둔다.

오바마 대통령은 22일에는 아바나의 알리시아 알론소 대극장에서 대중연설을 한다. 연설은 쿠바 국영TV로 전국에 생중계될 예정이다. 오바마는 연설을 토해 정치적 자유와 언론, 집회의 자유 등을 강조하는 내용을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의 이번 방문에 갈등의 요소도 없진 않다.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 시민사회 지도자들과 반체제 인사들, 인권운동가들과도 직접 만날 예정인데, 쿠바 정부는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에 앞서 이들을 체포하는 등 감시를 강화했다.

미국과 쿠바는 53년간 국교를 단절해오다 2014년 12월 국교 정상화를 선언했다. 이후 아바나 주재 미국대사관 재개설(2015년 8월)로 공식 외교관계를 복원했다. 올해 2월에는 정기 항공노선도 열린 상태다. 하지만 대 쿠바 금수조치라는 굳건한 벽이 가로막고 있는 상황이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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