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자연산 전복의 위엄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사 이미지

음식평론가 박정배씨의 인스타그램에 보는 이의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드는 크기의 전복 사진이 올라왔다. 언뜻 보기에도 손바닥 전체를 뒤덮는 크기와 사진 밖으로 불쑥 튀어나올 법한 두께를 자랑한다.

박씨는 인스타그램에 “통영에서 자연산 전복을 만났다”며 “300그램에 달하는 크기”라고 밝혔다.

사진에 등장하는 전복은 말전복이란 종으로 흔히 우리가 즐겨먹는 참전복과는 차이가 있다. 다음은 박정배씨가 설명하는 두 전복의 차이점.

기사 이미지

첫번째는 색깔. 참전복은 대개 양식으로 다시마ㆍ미역 등의 해초를 먹고 살아 초록빛과 함께 회색빛을 띤다. 반면 말전복은 전체적으로 짙은 갈색 빛깔이 돈다.

두번째는 사는 곳. 참전복은 예전부터 우리나라 바다에서 많이 잡히는 종이다. 우리 밥상에 오르는 전복의 대다수는 참전복이라 봐도 무방하다. 말전복은 따뜻한 바다에 사는 종으로 필리핀 등지에서 많이 잡혔다.

그러나 최근에는 제주 해역에서도 잡히는 편이다. 기후 온난화로 인해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기 시작하면서 말전복도 차츰 북상하고 있다. 그래서 경남 통영 바다에서도 잡힌 것이다.

박정배씨는 “전복을 얇게 썰어 먹었는데 보통 전복에서 나는 해초냄새가 거의 없고 밀키한 향과 식감이 입에 붙었다”고 했다. “조직의 밀도도 치밀하고 단단한 편”이라고도 했다.

기사 이미지

그가 이 전복을 구입한 곳은 경남 통영의 서호시장. 그는 “잘 알려진 통영의 중앙시장은 보통 관광객들이 들른다. 반면 서호시장은 현지인들이 많이 가는 곳이다. 하지만 오전 시장이라 일찌감치 서둘러야 말전복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구한 말전복은 제주 출신 해녀들이 직접 딴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가격이 만만찮다. 박정배씨는 “자연산 전복은 매우 비싼 편”이라며 “이 정도 크기면 한 마리에 10만~15만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사진 박정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