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G 채권단, W호텔·아차산 14만평도 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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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글로벌 채권단이 워커힐 호텔 본 건물과 신축 중인 아시아 최초의 별 여섯개짜리 W호텔, 인근 아차산 일대 14만평의 땅을 일괄 매각키로 하고, 국내외 투자자들과 접촉을 벌이고 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7일 최태원 SK㈜ 회장과 SK글로벌이 보유 중인 워커힐호텔 지분(약 50.08%)을 매각하기 위해 "현재 파라다이스그룹과 국내외 유명 호텔체인 등 약 3~4곳의 투자자와 접촉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에서 최고의 요지로 꼽히는 워커힐 호텔과 주변 부지의 매각이 한꺼번에 성사될 경우 국내 호텔업계 판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崔회장 측이 내놓은 ㈜워커힐의 지분과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포함해 매각 가격을 산정하게 될 것"이라며 "매각을 통해 들어오는 현금은 SK글로벌의 정상화에 전액 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아차산 일대 14만평은 공시지가로만 1천8백억원(평당 평균 1백30만원)이 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곳에는 현재 6백23개의 객실을 갖춘 특1급 워커힐호텔 외에도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최고급 호텔식 빌라 등이 들어서 있다. 또 워커힐호텔 주차장 부지에는 워커힐호텔이 내년 4월 완공을 목표로 아직 국내에 선보이지 않은 초특급 W호텔을 짓고 있다.

지상 14층, 지하 3층 규모로 2백53개 객실을 갖추게 될 W호텔에는 별 여섯개짜리 초특급호텔 기준에 맞춰 전용극장과 향수 사우나 등 상류층 고객의 기호에 맞춘 최고급 편의시설이 마련된다.

한강과 아차산을 낀 빼어난 조망권에다 개발 여력이 큰 노른자위 땅 14만평이 함께 매물로 나오면서 국내외 호텔업계에서는 누가 이를 인수할지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워커힐호텔 내에 카지노를 운영 중인 파라다이스그룹은 그동안 "워커힐호텔 인수를 제안한 적이 없다"고 부인해 왔으나 여전히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워커힐 카지노는 지난해 매출 2천3백90억원에 4백54억원의 순익을 올려 현금 동원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호텔업계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세확장을 노리는 국내 L호텔과 국내에 진출한 해외의 유명 호텔체인들도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고(故) 최종현 회장을 비롯해 SK의 崔씨 일가가 워커힐호텔에 각별한 애착을 갖고 있는 만큼 SK의 우량 계열사들이 워커힐호텔을 인수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채권단 관계자는 "SK글로벌 처리 방안을 놓고 9일부터 재개되는 해외채권단과의 협상이 마무리되면 다음달부터 매각 작업이 빨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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