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인데 미운 오리로 착각하는 한국 벤처 많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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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1호 6 면

판교테크노밸리 ‘스타트업 캠퍼스’에는 세계적인 벤처캐피털 이스라엘 요즈마 그룹도 입주한다. 요즈마 스타트업 캠퍼스는 국내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와 글로벌 진출을 돕는다. 요즈마 그룹 이갈 에를리히(사진) 회장에게 앞으로의 계획 등을 e메일로 물었다.


-판교테크노밸리에 ‘요즈마 캠퍼스’를 오픈하는 이유는.“판교는 정보기술(IT)·바이오기술(BT)·콘텐트기술(CT)을 선도하는 기업이 우글거리는 천국이다. 기술과 혁신이 가득한 지역에 인큐베이터와 해외 투자가 융합되면 빠른 글로벌 시장 진출이 가능하다. 가능성 많은 판교에 아직 외국계 투자회사가 없어 ‘퍼스트 무버’가 되고 싶었다. 앞으로 경기도 외에도 글로벌 기술 트렌드에 맞는 기술 허브 지역에 요즈마 캠퍼스를 추가로 설립할 계획이다.”


-한국 스타트업들의 능력이나 잠재력을 어떻게 평가하나.“한국의 벤처 중에는 정말 동화 속 ‘미운 오리 새끼’가 있다. 백조인 자신을 미운 오리 새끼라고 착각하며 기술력이 좋은데도 낮은 기업 가치로 평가절하돼 투자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기업들이다. 특히 한국의 연구개발에서 나오는 기술 기반의 벤처들, 그리고 인력은 정말 세계적이다.”


-판교 요즈마 캠퍼스에서는 어떤 일을 하나.“요즈마 캠퍼스 안에는 미국·중국·영국·이스라엘의 글로벌 벤처캐피털 5개가 입주한다. 그리고 글로벌 톱 회계법인, 국내 톱 로펌의 파트너급 출신 인력들이 참여한다. 스타트업에 필요한 글로벌 디지털 마케팅회사, 글로벌 산업디자인 전문회사, 하드웨어 액셀러레이터 등도 입주한다.”


-요즈마 펀드의 규모는.“1993년부터 이스라엘 내 벤처들에 투자해왔다. 2억6500만 달러로 시작해 10년 만에 4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덕분에 이스라엘은 미국·중국 다음으로 많은 기업을 나스닥에 상장시킨 국가가 됐다. 전 세계 글로벌 R&D센터들은 앞다퉈 이스라엘에 센터를 짓고 이스라엘 내 유망한 스타트업들에 투자하거나 인수합병(M&A)을 한다. 이스라엘엔 현재 세계 최고의 벤처 생태계가 만들어졌다.”


-한국의 정책 가운데 개선해야 할 점은.“정부가 초기 벤처들을 지원해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나아가게 해줘야 한다. 투자자들도 스타트업에 투자해 돈을 벌게 해야 한다. 창업 활성화는 에인절 투자를 활성화하지 못하면 안 된다. 그래서 꼭 필요한 것이 M&A 활성화다. 정부는 M&A가 활발해지도록 지원해야 한다.”


-한국의 벤처 경영자들에게 조언할 점은.“첫 단추가 중요하다. 한국의 최고경영자, 최고기술책임자들은 시작부터 글로벌 시장을 지향해 나아가야 한다.”


강찬수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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