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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가 위험한 이유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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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0호 31면

영국의 유럽연합(EU) 잔류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 날짜가 오는 6월 23일로 정해졌다. 여론은 찬성과 반대로 팽팽히 갈라져있다. 한국에 사는 영국인인 필자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에 반대한다. 실제 국민투표에서도 부결될 것으로 생각한다.


잉글랜드 유권자는 전체 영국인의 85%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브렉시트 여부도 잉글랜드 유권자들에 달려있다고 보인다.


더 많은 잉글랜드 유럽통합회의론자들이 가세한다면 찬반이 더욱 팽팽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필자와 같은 유럽통합찬성론자들에게는 좋지 않은 소식이 될 것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EU 잔류를 위한 캠페인을 벌일 것이다. 캐머런 총리가 EU와의 협상을 통해 여러 가지 양보를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보수주의 정치지도자 일부는 탈퇴 쪽으로 기울고 있다. 탈퇴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EU의 과도한 관료주의에 반대하고, 자국 국경의 관할권과 무역 등에 있어서의 개별국가 결정권을 옹호한다. 그들의 주장대로라면 지금까지 우리가 주장해온 개방된 국경,가치의 공유, 다른 유럽 국가들과의 자유무역은 무엇이었단 말인가. 이러한 모든 것들은 EU 탈퇴와 함께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만약 영국이 EU를 탈퇴하게 된다면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에는 중대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북아일랜드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복잡한 문제에 얽히게 될 것이다. 북아일랜드는 평화유지와 농업 분야의 EU 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될 수 있다.


스코틀랜드에서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일정이 나오기 이전에 이미 영국으로부터의 분리독립을 위한 주민투표가 실시됐다. 영국이 이번에 EU를 탈퇴하게 되면 스코틀랜드의 민족주의 지도자 니콜라 스터전은 스코틀랜드의 두 번째 분리독립 투표 실시가 불가피하다고 말해왔다.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한국도 영국과의 무역에 타격을 입을 것이다. 브렉시트 투표자들은 반(反)이민 성향을 띤다. 이는 한국인이나 다른 사람들이 향후 영국에서 노동비자를 발급받는데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뜻이다. 영국이 EU를 탈퇴하게 되면 스코틀랜드도 영국에서 떨어져 나갈 수 있다. 브렉시트를 통해 오히려 영국을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영국 민족주의자들이 실제로는 영국의 종말을 위해 결정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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