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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11일까지 야권연대 수용 안 하면 탈당 불사” 통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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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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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와 천정배 공동대표, 김한길 선거대책위원장이 10일 오후 야권 연대 논의를 위해 회동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천 대표는 야권연대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탈당할 수 있다는 최후통첩성 발언을 했다. 9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에 입장하는 천 대표와 안 대표(왼쪽부터). [뉴시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와 천정배 공동대표, 김한길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이 10일 야권 연대 논의를 위해 긴급 회동했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이 자리에서 천 대표는 11일까지 안 대표가 야권 연대 논의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탈당할 수도 있다고 최후 통첩을 했다고 복수의 당 관계자들이 전했다.

안철수·김한길과 긴급 3자회동
천 측 “국민회의 집단탈당할 수도”
안 “야권연대는 9일로 상황 종료”
오늘 최고위 회의가 분수령 될 듯

회동 후 핵심 당직자는 “안 대표와 천 대표, 김 위원장 등 3명이 만난 자리에서 천 대표는 야권 연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중대 결단’을 할 수 있다며 탈당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천 대표의 한 측근은 “만약 내일(11일)까지 안 대표의 답이 없다면 1월 25일(천 대표 측 국민회의가 통합에 합의한 날) 전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며 “당내 국민회의 계열 인사들이 천 대표를 따라 집단 탈당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천 대표는 지난 9일 비공개 당 회의에서 “11일 오전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대표가 (야권 연대에 대한) 입장 변화를 밝히지 않으면 오후에라도 중대 결단을 할 것”이라고 했었다.

새누리당의 개헌선(200석) 저지를 위한 야권통합을 주장해온 김한길 선거대책위원장도 통합 거부 당론이 바뀌지 않을 경우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그의 핵심 측근이 전했다.

따라서 11일 오전 8시부터 국회 의원회관 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인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와 선거대책위 회의가 내분 사태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천 대표 측 국민의당 당직자는 이날 본지 기자와 만나 “안 대표의 야권통합·연대 거부로 지난 1월 국민회의와 국민의당 창당추진위 간 합당 당시 합의한 ‘정치인을 위한 통합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통합이어야 한다’는 첫 번째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당 통합은 새누리당의 총선 압승을 막을 수 있는 수권 야당을 만드는 게 당초 목적이었다. 안철수 개인을 위한 3당을 만들자는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천 대표를 비롯한 국민회의 계열 인사들은 “안 대표의 통합 거부 문제 외에도 불만이 적지 않다. 당직 인선과 공천 과정에서 안 대표 측근들을 배려하면서 ‘안철수 사당(私黨)이 되고 있다’는 불만도 크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안 대표는 야권통합이든 연대는 불가하다는 입장이 완강하다.

안 대표는 3인 회동에 앞서 공식 일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어 “야권 연대론은 어제 부로 상황이 종료됐다”고 선언했다. 이날 안 대표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어제 (야권통합·연대에 대해) ‘생각이 없다’고 명쾌하게 정리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이번 주가 지나면 통합 논의는 끝”이라며 “죽어도 안 하겠다는데, (통합하자면) 호객 행위라도 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한길 의원이 복당한다면) 받아야지 어떻게 하느냐. 하지만 자리 보장 같은 건 없다”고도 했다.

안 대표는 “(김종인 대표가) 김한길 의원에겐 ‘온다면 받아는 주겠다’면서 야권 연대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고 주장했다. 개별 탈당자를 받아들이겠다고 한 건 야권통합 제안을 접은 것이라는 취지의 말이다.

안 대표는 김종인 대표를 겨냥해선 “모두까기(모두를 비난하는) 차르(러시아 황제)” “차르 패권 정당”이라는 비난도 했다. 한 측근은 “11일 회의에서 안 대표가 물러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안 대표와 천 대표, 김 위원장 3인 간에 노선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면서 국민의당은 창당(2월 2일) 한 달여 만에 분당 위기를 맞고 있다.

정효식·이지상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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