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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 사진관] 천원의 저녁식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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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첫날 저녁 메뉴는 쇠고기모듬 장조림, 열무고추장 무침, 배추김치, 유부국 이었다. 김유빈 기자

서울대가 ‘천원의 저녁식사’를 선보였다. 지난해 6월 시작한 ’천원의 아침식사‘에 이은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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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낙인 서울대 총장은 2일 저녁 재학생들과 ‘천원의 식사’를 함께 했다. 김유빈 기자

 3월 2일 개강 첫날. 학생식당 B코너 저녁메뉴는 쇠고기모듬 장조림, 열무고추장 무침, 배추김치, 유부국 이었다. 먹음직스럽고, 집 밥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올해 입사한 기자가 대학 때 간혹 먹었던 1700원짜리 밥보다 더 맛있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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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치의예과 2학년 재학생 두 명이 2일 저녁 1000원짜리 식단을 이용하고 있다. 모두 지방에서 올라와 자취를 하고 있는 이들은 “1000원에 식사를 이용할 수 있으니 경제적 부담을 덜었다”고 했다. 김유빈 기자

서울대입구역 인근에서 자취를 하는 송모(21)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1000원짜리 저녁 식사가 시작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밖에서 저녁을 해결하면 6000~7000원 가량이 드는데 저렴한 가격에 한 끼 해결 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임모(21)씨는 “이전에 1700원일 때에도 종종 먹었는데, 그 때와 달라진 것이 없다”며 “1000원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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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재학생들이 2일 저녁 1000원 식사를 배식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김유빈 기자

3일 아침에는 기자가 직접 1000원 메뉴를 먹어봤다. 메뉴는 카레라이스. 샐러드. 오징어무침. 김치였다.

오전 8시부터 100여 명이 넘게 몰려드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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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대를 졸업하고 입사한 송승환(28) 수습기자가 서울대 천 원짜리 아침메뉴를 먹고 있다. 김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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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재학생이 학관 B메뉴를 배식 받고 있다. 2일부터 서울대는 학관 B메뉴를 재학생에 한해 1000원에 판매한다. 김유빈 기자

예상보다 훨씬 맛있고 건강한 식단이었다. 샐러드를 아침부터 충분히 섭취할 수 있어 좋았다.
자취하면서 종종 먹었던 3분 카레와는 양과 질에서 모두 차이가 났다. 원가만 2200원이라는 학교 측 설명이 이해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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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는 이번 학기부터 학생회관 식당에서 저녁 B메뉴를 재학생에 한해 1000원에 판매한다. 김유빈 기자

서울대 측은 “저녁까지 남아서 학업과 연구에 열중하는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자 성낙인 총장이 추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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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1000원 식사를 개시한 지 20분 정도 되자 식권통은 1/3정도 채워졌다. 김유빈 기자

학생식당 측 관계자는 “평소 250~300인분 준비하던 식사를 600인분으로 늘려서 만들었다”며 “앞으로 이용객이 2배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천원 아침·저녁 메뉴로 발생하는 2억5000만원 정도의 적자는 학교발전기금을 통해 충당할 예정이다.

사진·글=김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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