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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검도 세계 2위 쾌거

중앙일보

입력

한국 여자검도가 세계 2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뤄냈다.

한국 여자검도 대표팀은 5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벌어진 제12회 세계검도선수권대회 단체전 결승에서 일본에 1-3으로 아깝게 져 준우승을 차지했다.

2000년 미국에서 열렸던 11회 대회에서 16강에 그쳤던 한국 여자팀은 3년만에 세계 정상권으로 올라서며 한국 검도의 위상을 높였다.세계선수권대회는 3년마다 열리며,여자 단체전은 2000년 미국 대회에 시범 종목으로 채택됐고 이번 대회부터 정식 종목이 됐다.

예선 리그에서 일본에 1-2로 석패했던 한국은 이후 승승장구,8강에서 일본계 선수들로 구성된 난적 미국을 2-0으로 꺾었고 준결승에서 대만을 4-0으로 가볍게 눌렀다.

결승전에서 한국은 이윤영(영동대)이 0-2,김현경(삼육대)이 0-1로 져 완패의 위기에 몰렸다.그러나 최수연(경희대)이 0-0 무승부를 기록한 뒤 박연정(용인대)이 호쾌한 허리치기를 성공시켜 1-0으로 승리,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마지막 선수인 변아름(용인대)이 2-0으로 이길 경우 연장전에서 승부를 가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그러나 시간에 쫓긴 변아름이 성급하게 파고들다 상대에게 허리치기를 허용,끝내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이날 경기가 열린 켈빈 홀에는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이 방문,30여분간 머물며 경기를 지켜보고 기념촬영을 하는 등 큰 관심을 나타냈다.한국은 6일 남자 개인전과 7일 남자 단체전에서 대회 사상 첫 우승에 도전한다.

한편 일본인들이 주축이 된 국제검도연맹(IKF)과 대회 조직위는 국제 관례를 무시하고 지나치게 일본식으로 대회를 운영해 참가국들의 거센 비난과 항의를 받았다.입상자에게는 메달 대신 일본어와 영어로 쓴 상장을 줬으며,상장 내용을 일본어로만 읽었다.또 수시로 일본어로만 장내 방송을 했으며 관중석에서 국기를 흔들며 응원하는 것도 못하게 했다.

한 관중은 “세계선수권대회인지 전일본검도선수권대회인지 모르겠다”고 주최측을 성토했다. 한국팀 단장인 이종림 대한검도회 부회장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일본 검도인들의 폐쇄적인 행태가 검도의 국제화를 가로막는 큰 원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글래스고(스코틀랜드)=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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