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대 생명과학과 김광훈(54·사진) 교수가 한반도 연안 곳곳에서 적조(赤潮)를 유발하고 있는 조류(藻類)의 유전자 정보를 모아 12일 은행을 개설한다. 이름은 ‘적조 유전자 온라인 은행’으로 홈페이지(http://genebank.kongju.ac.kr)를 통해 운영된다.
공주대 김광훈 교수 조류 18종 분석
‘적조 유전자 온라인 은행’오늘 개설
서·남해 어민들의 골칫거리인 바다 조류 18종의 유전자 정보가 이곳에 담겼다. 김 교수 등 연구팀이 지난 5년간 적조 발생 현장에서 바닷물을 길어 연구실에서 분석해 모은 자료다.
김 교수는 “적조는 세계적으로 연구가 미진한 분야 중 하나”라며 “적조 유전자 은행은 적조 연구의 기본 바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어 공부에 비유하자면 ‘영어사전’과 역할이 같다”고 설명했다.
적조는 매년 수온이 오르는 여름철이면 찾아와 양식장을 운영하는 어민들의 속을 썩이지만 그 발생 원인은 미스터리다. 바닷속 조류들이 먹이 다툼을 벌이면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김 교수는 “적조는 매년 수백억원의 재산 손실을 끼치고 있지만 조류 유전자를 비교하고 분석할 수 있는 유전자 은행이 없어 원인 규명이 더뎠다”며 “18종의 조류 유전자 정보를 기반으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된다면 적조 원인 규명도 그만큼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자료 활용을 원하는 연구자는 홈페이지에 접속해 아이디를 발급받은 뒤 조류 유전자를 검색하거나 비교할 수 있다.
김 교수는 “한국은 적조 발생이 잦은 국가에 속해 관련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며 “적조 발생 원인을 밝혀 어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