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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절반 배당수익률 기준금리 웃돌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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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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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상장사의 절반 정도의 배당수익률이 한국은행 기준금리(1.5%)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산(우)·영풍제지 등 7% 넘어
고배당주 펀드로도 자금 몰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결산 배당을 발표한 상장사 278곳(4일 현재) 중 배당수익률(지난해 말 종가 기준)이 기준금리를 웃돈 곳이 138곳(49.6%)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거래소 자료를 살펴봐도 배당수익률(2월 1일 종가 기준)이 높은 종목 100곳 이상이 기준금리의 두 배를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두산(우)·영풍제지·네오티스·신풍제지 등은 7% 넘는 배당수익률을 기록했다.

우리은행(5.66%)과 두산(5.24%), GS홈쇼핑(4.72%)도 4%대를 웃돌았다. 주가가 내리지만 않으면 배당만으로도 기준금리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배당수익률은 한 주당 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값으로, 투자자금에 대해 배당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를 나타낸다.

국내 증시의 대장주인 삼성전자(1.59%)와 현대자동차(2.01%)의 배당수익률도 기준금리보다 높았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올 하반기 추가적인 주주 환원정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초저금리 시대에 배당 투자가 각광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수익률이 기준금리를 넘어선 것은 국내 금융시장에선 사상 처음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금리의 추세적 상승이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는 점에서 배당 투자의 매력이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 가운데 자금이 가장 많이 몰린 곳도 고배당주 펀드였다. 신영밸류 고배당 펀드는 1월 한 달간 1128억원이 유입돼 국내 주식형(액티브) 펀드 가운데 자금 유입 1위를 차지했다.

신영밸류 고배당 펀드의 포트폴리오는 대형주 50%, 중소형주 20%, 코스닥주 7~8% 등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상반기 대형주 주가가 떨어지면서 수익률이 하락했지만 하반기 들어 이를 회복한 것은 규모가 큰 기업들이 배당을 확대한 결과라는 평가다.

이밖에 베어링고배당플러스 펀드도 올 들어 483억원을 모아 국내 주식형 펀드 가운데 자금 유입 3위에 올랐다.

오광영 신영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는 “최근 시장이 조정을 받으면서 고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며 “기관투자가가 고배당주로의 자산 배분을 확대하면서 관련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 애널리스트는 “정부의 배당 장려 정책이 올해 본격화되고 배당 정책 수혜 종목이 발표되면서 관심을 끈 것도 고배당주 펀드 선호 현상의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배당수익률이 높더라도 주가가 하락하면 총수익 측면에선 손해를 볼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배당수익률만 따지지 말고 기업의 성장 가능성, 주가수익비율(PER) 등 주가의 적정성 등을 보면서 투자 종목을 세심하게 골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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