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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고채 3년물 금리, 기준금리보다 낮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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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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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아졌다.

“금리 인하 기대감 반영된 것”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시장 지표 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4일 1.494%로 한국은행 기준금리(1.5%) 아래로 내려갔다.

앞으로 한은이 기준금리를 더 내릴 것으로 전망하는 이들이 국채 매입에 나서면서 금리가 떨어졌다. 채권 매입 수요가 늘면 채권 가격이 상승하고, 채권수익률은 하락한다.

연휴 직전인 5일에는 소폭 반등(1.506%)했지만, 앞으로 국고채 금리가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2012년 이후 국고채 3년물 금리와 기준금리가 역전된 경우엔 예외없이 1~4개월 내에 기준금리 인하 결정이 났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8일 국고채 금리가 당시 기준금리였던 1.75%보다 낮은 1.729%까지 떨어지자 한은은 같은 달 11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3일 정부가 21조원 규모의 ‘미니 부양책’을 내놓은 것도 금리인하 가능성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한은이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찬물을 끼얹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물가 지표 등이 나빠지면서 하반기에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정부의 정책이 효과를 보기 위해선 한은의 정책 공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중국 등의 통화 완화 정책도 한은을 압박하고 있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원화가 일본 엔화나 중국 위안화에 비해 절상돼 가뜩이나 어려운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금리 인하를 통해 수출에 숨통을 틔우고 기업의 부실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은은 신중한 자세다. 지난달 14일 금통위 회의 직후 이주열 한은 총재는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졌다고 금리를 조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리를 내리게 되면 가계부채 증가와 자본 이탈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이 한은의 고민이다.

이에 대해 박 연구원은 “(한은이) 금리인하 가능성을 공식화하지 않는 것은 외환시장에 불안을 야기하지 않기 위한 것”이라며 “대내외 여건상 기준 금리 인하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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