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시진핑, 5대 군구로 중국군 개혁하는 까닭은?

중앙일보

입력

기사 이미지

지난 1일 중국 베이징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5대 전구 출범행사에서 시진핑 주석(가운데)이 중부전구 한웨이궈 사령관()과 인팡룽(殷方龍) 정치위원에게 군기를 수여하고 있다. [신화=뉴시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추진해 온 중국 인민해방군 재편이 완료됐다. 기존의 7대군구(베이징·선양·지난·난징·청두·란저우·광저우), 해군·공군·제2포병 체제가 동부·서부·남부·북부·중부 5대 전구(戰區), 육군·해군·공군·로켓군·전략지원부대 5개 군종 체제로 탈바꿈했다. 기존의 군구가 육군 우선 주의 아래 징병·군수·조달 임무를 모두 총괄했던 것과 달리 전구는 오직 전투 임무만 수행하며 다섯 군종 연합 작전체제로 운용된다. 현대전에 필수적인 연합작전 시스템으로 변신한 것이다.

시 주석은 1일 베이징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5대전구 출범 행사에 참석해 10명의 신임 전구 사령관과 정치위원에게 군기를 수여했다.

이날 처음 5대 전구 사령부 진용도 모습을 드러냈다. 각 전구 사령관과 정치위원 10명은 평균 연령 62세로 상장(한국의 대장) 8명과 중장 2명으로 구성됐다. 이 중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시 주석이 총서기에 취임한 18차 당대회 이후 진급했다. 시 주석에게 계급장을 받은 군내 시진핑 인맥이란 의미다.

전쟁에 참전한 경험이 있는 지휘관을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관할 전구 사령관으로 전진 배치한 것도 눈에 띈다. 류위에쥔(劉?軍) 동부전구 사령관, 왕자오청(王敎成) 남부전구 사령관, 자오쭝치(趙宗岐) 서부전구 사령관은 1979년 중국-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실전 경험을 갖춘 중국 군내에서 얼마 안되는 참전 용사다. 중국군은 1979년 베트남 전쟁 이후 전쟁에 참전한 경험이 없다. 동부전구는 대만·일본·동중국해를 관할하며, 남부전구는 남중국해와 홍콩을, 서부전구는 신장티베트는 물론 인도와 중앙아시아 방어가 임무다.

기존 군구 사령관이 전구 사령관에 임명됐지만 위치 이동이 많았다. 지역주의 탈피를 위한 조치다. 서부 란저우군구 사령관 류위에쥔이 동부전구로, 북부 선양군구 사령관 왕자오청이 남부전구로 이동했다. 유일하게 한웨이궈(韓衛國) 전 베이징군구부사령관이 수도 베이징을 담당하는 중부전구 사령관에 임명됐다. 유일한 승진인사다.

이번 개편으로 한반도 유사시 상황에 대비하는 임무를 맡았던 선양군구는 기존 헤이룽장·지린·랴오닝 3개 성에서 네이멍구를 추가로 관할하게 됐다. 한반도와 러시아, 외몽고를 작전반경으로 하며 예하에 3개 미사일 여단으로 구성된 로켓군 51기지가 배속됐다.

중국의 군구 체제는 지금까지 세 차례 변화를 겪었다. 1949년 건국초 6대 군구(동북·화북·화동·중남·서북·서남) 체제로 출범한 뒤 1955년 12대 군구(선양·베이징·지난·난징·광저우·우한·청두·쿤밍·란저우·신장·네이멍구·시짱)로 세분화됐다. 1985년 군사위주석인 덩샤오핑(鄧小平)은 기존의 7대 군구 체제로 통폐합시켰다.

지난 1월 11일에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던 총참모부·총정치부·총후근부·총장비부 4대 총부를 해체하고 15개 중앙군사위원회 직능체제를 출범시켰다. 15개 기구체제는 중앙군사위판공청·연합참모부·정치공작부·후근보장부·장비발전부·훈련관리부·국방동원부 7개 부(청)과 기율검사위원회·정법위원회·과학기술위원회 3개 위원회, 전략기획판공실·개혁편제판공실·국제군사합작판공실·심계서(감사실 격)·기관사무관리총국 5개 직속기구를 말한다. 명칭에서 ‘총(總)’을 삭제해 무소불위의 권한에 제한을 가했다.

1일 전구 출범 행사에서 시 주석은 군기 수여식을 마친 뒤 내린 훈령을 통해 “안전위협·평화수호·전쟁억지·전쟁승리를 전략방향으로 삼을 것”을 지시했다. 또 “전략적 시야를 갖춰 현대전 승리 이론을 연구해 미래전쟁의 주도권을 적극적으로 쟁취하라”고 말했다. 끝으로 “중앙군사위원회가 총괄 관리하고(軍委管總) 전구는 전투에 주력하며(戰區主戰) 군종은 건설에 주력한다(軍種主建)”는 자신의 12자 군개혁 총원칙을 강조했다.

양위쥔(楊宇軍)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전구체제 개편 후에도 중국의 국방정책과 군사전략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