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정찰기·조기경보기…한때 한국 방공식별구역 침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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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중국 군용기 2대가 제주도 상공에서 한때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한 사실이 확인됐다.

31일 이어도·쓰시마 상공 비행
일 언론 “자위대 군함 살핀 듯”

이 과정에서 중국 군용기는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도 사전 통보 없이 침범해 통과했다.

교도통신은 “지난달 31일 오전 중국군의 ‘윈(運)-9’ 정찰기 한 대가, 오후에는 ‘윈-8’ 조기경보기 한 대가 쓰시마 해협 상공을 왕복 비행했다”고 보도했다. 한국 합참 관계자도 이 군용기들이 제주도 남서쪽 이어도 상공에서 KADIZ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방공식별구역은 국제법상 주권이 미치는 영공은 아니지만 이곳에 들어오는 외국 항공기는 진입 24시간 이전에 합참 허가를 받아야 한다.

우리 군은 중국 군용기가 KADIZ를 침범하자 무선통신을 이용해 경고방송을 했으며 우리 영공에 진입하는 상황에 대비해 전투기 출격 준비를 마쳤다.

이에 중국 군용기는 자신들이 중국 소속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방공식별구역을 빠져나갔다고 합참 관계자는 전했다. 중국 군용기는 KADIZ를 벗어난 뒤 JADIZ 상공을 비행했다.

이에 일본은 자위대 전투기를 긴급 발진시켜 대응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중국 군용기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움직임과 관련해 요격 대비에 나선 일본 자위대 이지스함의 정보를 수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징후가 포착된 뒤 경계·감시 수위를 높였으며 지난달 29일에는 북한 미사일이 일본 영공에 들어왔을 경우 요격하도록 하는 ‘파괴조치 명령’을 자위대에 내렸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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