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의 기적’ 미 참전용사들 방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기사 이미지

6.25전쟁 중 가평고등학교를 세웠던 미군 참전용사들이 2014년 가평고 졸업식에 참석했다. [중앙포토]

6·25 전쟁 당시 경기도 가평에 학교를 세웠던 미군 참전용사들이 1일 한국을 다시 찾았다.

전쟁 중 모금, 학교 세운 40보병사단
희생자 없이 중공군 4000명 물리쳐
오늘 가평고 졸업식에 참석할 예정

국가보훈처는 이날 “가평고등학교를 세운 미 40보병사단 참전용사와 그들의 가족 등 40여 명이 방한했다”며 “이들은 2일 가평고와 관인중·고등학교(경기도 포천)의 졸업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방한에는 현직 40보병사단장인 로렌스 하스킨스 육군 소장과 예하 부대인 213야전포병대대 장병들도 함께 했다.

이 대대는 1951년 5월 26일 가평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병력 240명 가운데 단 한 명의 피해도 없이 중공군 4000여 명을 물리쳐 지금도 ‘가평의 기적’으로 불리고 있다.

보훈처에 따르면 6·25 전쟁 당시 가평에 주둔했던 미 40보병사단은 한국 학생들을 위해 학교를 건립했다. 당시 사단장이었던 조셉 클리랜드 장군의 주도로 장병 1만5000여 명이 1인당 2달러씩을 각출했다. 천막 교실에서도 학업에 열심인 한국 학생들의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보훈처 관계자는 “학교 명은 당시 첫 전사자였던 케네스 카이저(52년 1월 금성지구 전투에서 전사) 하사를 기리기 위해 그의 이름에서 따왔다”며 “가평 주민들이 카이저를 ‘가이사’로 발음하면서 가이사중학교, 가이사고등학교로 불리다 가평고등학교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미 40보병사단은 전쟁 직후인 55년엔 경기도 포천에 관인중·고교도 세웠다. 가평고 건립에 참여했던 벰 호프 중위가 설계를 맡았다. 참전용사 들은 전쟁기념관과 비무장지대를 방문하고, 가평에 세운 미군 참전비 제막식에 참석한 뒤 오는 6일 출국한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