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투자가 ‘짐 로저스’가 선택한 최초의 국내 스타트업

세계적인 투자가 짐 로저스가 국내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했다. 이는 국내 스타트업에 이뤄진 최초의 투자로 평소 벤처기업에는 잘 투자하지 않는 로저스의 과감한 선택이 한국의 기업에 이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1969년 조지 소로스와 함께 퀀텀펀드(Quantum Fund)를 공동 설립해 3365%라는 경이로운 누적 수익률을 기록한 투자의 대가이자 세계 일주를 하며 6개 대륙에 걸쳐 무려 10만 마일 이상의 일정을 모터사이클로만 소화해 기네스북에 생애 두 번째로 이름을 올린 바 있는 짐 로저스는 최근 국내 스타트업 ‘일리머스’를 투자처로 낙찰하고 투자를 집행했다.

로저스가 선택한 일리머스는 2013년 80년대생 부부가 함께 창업한 스타트업으로 헤어케어 제품 개발과 유통을 넘어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창업자 권규석 부사장이 해외 유학 시절 부모님의 사업 실패로 런던으로 돌아가 등록금을 마련할 형편이 되지 않아 헤어케어 제품을 유통하는 아이템으로 창업을 결심하면서 시작된 기업이다. 권 부사장이 탈모방지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미국의 창고를 저렴하게 빌려 관련 제품을 추천하고, 쇼핑몰을 통해 판매하는 탈모제품 버티컬 영역의 직구 시장을 개척한 것을 모델로 창업 첫 해 40억 원대의 매출, 영업 이익률 50%를 기록했다.

2014년 말부터 홈쇼핑을 통해 판매되기 시작한 탈모샴푸는 현재까지 350만 개가 팔리며, 지난해 매출 120억 원을 거뒀고, 오프라인 두피관리센터와 연계해 일리머스만의 제품 R&D 구조를 확립하며 연 매출 100억 원 대의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로저스는 일리머스의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인의 소개로 일리머스를 알게 돼 지난해 12월 이 회사에 방문했고, 이어 권 부사장이 싱가포르의 자택까지 찾아가 설득한 끝에 투자가 이뤄졌다. 짐로저스는 앞으로 확대되는 중국 시장에서 철도·의료·제약·재무·금융·오염제거 등 영영에서 주목 받을 아이템에 주목하고 있었는데, 중국에서 탈모 및 스킨케어 시장이 이제 막 열리고 있다는 점이 투자 결정에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또 일리머스가 고객 중심의 프레임으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진행해온 점도 높이 평가 받았다.

투자 금액은 3,000~4,000만 원 선으로 많지 않지만, 이는 막 경영을 시작한 벤처기업에는 우선 소액만 투자하는 로저스의 ‘토큰투자’ 원칙에 의한 것으로 로저스는 “회사가 성장하면 투자금을 늘릴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창업자가 자택까지 찾아오는 정성에 감동했고, 사업전략이 스마트하다고 느꼈다”며 “한국 화장품은 다른 나라보다 강점이 있고, 세계적으로 이미지가 좋아 이 회사의 미래는 긍정적이며, 세계적으로 뻗어나갈 가능성이 있는 회사라 투자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권 부사장은 “이번 투자는 재무투자라기 보다 앞으로 재무와 투자 관련 조언을 지속해서 얻을 수 있는 전략적 투자의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투자를 설득하며 글로벌 회사로의 성장을 약속한 만큼 반드시 의미 있는 성장을 이루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