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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박 마케팅 역효과…대구 “온갖 잡박” 박타령 유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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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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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우 전 홍보수석

‘박이 날아든다~. 온갖 잡박(雜朴)이 몰려든다~’.

시민들 ‘새타령’에 빗대 패러디
진박연대 일부 후보 이탈 조짐
‘화합’ 내건 MB계 김두우 출마

최근 대구 시민들 사이에선 카카오톡 등을 통해 ‘박(朴)타령’을 돌려 보는 게 유행이라고 지역 언론이 보도했다. 민요 ‘새타령’을 바꿔 예비후보들이 모두 “내가 진박(진실한 사람+친박근혜계) 후보”라고 주장하는 모습을 풍자한 내용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구 북갑 예비후보인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이 ‘진박연대’에서 이탈하겠단 뜻을 밝혔다. 진박연대는 지난 20일 대구 지역 친박계 예비후보들 회동을 일컫는 말이다.

당시 정종섭(동갑) 전 행정자치부 장관, 추경호(달성) 전 국무조정실장, 윤두현(서) 전 청와대 홍보수석, 곽상도(중-남) 전 민정수석, 이재만(동을) 전 대구 동구청장 등과 하 전 행장이 모였다.

하지만 하 전 청장은 24일 “(지금 흐름과는 다르게 나는) 거꾸로 가면서 친박·진박의 역할을 하겠다”면서 독자행동을 선언했다. 20일 회동 당시 이들은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앞으로 행동을 같이하기로 했다”면서 선거연대 구상을 밝혔다.

이는 다른 친박계 예비후보들의 반발을 샀다. 곽 전 수석과 경쟁 중인 이인선 예비후보는 “진박 운운하는 것은 지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진박연대는 현재 일주일 넘게 2차 회동을 열지 못하고 있는데, 지역 분위기를 감안한 행보라는 말이 나온다.

윤두현 전 수석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적절한 시기에 2차 모임을 하려고 한다”면서도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고 대구 발전 방안을 모색할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진박 마케팅과는 선을 긋고 도전하는 후보들도 등장하고 있다. 28일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대구 북을 선거구에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북을의 현역 의원은 친박계 서상기 의원이다.

김 전 수석은 출마선언문에서 “분열과 정쟁으론 미래가 없다 ”며 “박근혜 정부와 이명박(MB) 정부가 힘차게 손을 잡아야 대구와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고, 새로운 정권 창출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내가 그 상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징검다리가 되겠다”고 말했다. 경북고·서울대 출신의 김 전 수석은 MB 정부 청와대에서 정무기획비서관·기획관리실장 등도 지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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