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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사진관] 70년 손도장 파온 장인할아버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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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장파는 기계가 일반화 된 지 오래지만 아직도 직접 손으로 도장을 파는 장인이 있다.

주인공은 시청 인근에서 도장집을 운영하고 있는 황주도(87) 할아버지. 열 여덟살부터 도장 파는 일을 시작해 70년째 생업을 이어오고 있다.

할아버지가 도장 파는 일을 시작한 건 야간중학교를 다니던 지난 1946년. 당시 학교 은사였던 김상옥 시인은 "고학을 하려면 도장을 배워 돈을 벌어라"며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할아버지에게 직접 도장 파는 기술을 가르쳤다.

이후 할아버지는 인장 기능사 1급 자격증을 따 안정된 생활을 이어갔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도장 파는 기계가 도입됐다. 또 도장이 사인으로 대체되면서 수요는 현저히 줄어 현재는 손으로 도장을 파는 집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황 할아버지는 "손으로 직접 파는 것이야말로 하나뿐인 도장으로서 의미가 있다"며 "죽을 때까지 손수 도장을 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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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성룡 기자 영상=김신예·엄은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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