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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차 배터리 회사로 완전 탈바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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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삼성SDI가 화학 부분을 떼내고 전기차 배터리 전문기업으로 변신한다. 삼성SDI는 25일 서울 양재동 한 호텔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주력 사업이던 케미칼(화학) 사업부문의 물적 분할 안건을 승인했다.

케미칼 부문 떼어내 롯데에 매각
3조 투자해 초일류로 육성 계획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문은 내달 1일부터 삼성SDI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SDI 케미칼’로 독립 운영된다. 그 후 지분 매각, 기업결합 신고·승인 절차를 거쳐 상반기 중 롯데케미칼이 지분 90%를 최종 인수한다. 나머지 지분 10%는 3년 후에 넘길 예정이다.

SDI는 지난해 10월 “케미칼 사업 부문을 분할해 신설법인을 설립한 뒤 해당 지분 전량을 롯데케미칼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매각 금액은 2조5850억원이다.

 화학 분야를 떼낸 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조남성 삼성SDI 사장은 이날 임시주총에서 “케미칼 부문 매각으로 성장 재원을 확보했다”며 “2020년까지 3조원을 투자해 자동차 배터리 사업을 글로벌 초일류급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삼성SDI 관계자는 “지난해 2000억원 가량 흑자를 낼 정도로 주력사업이었던 케미칼 부문을 매각하는 것은 그만큼 배터리 사업에 공을 들여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화학 사업 매각 결정 이후 삼성SDI 경영진의 행보도 전기차 배터리에 집중돼 왔다. SDI는 지난해 12월 중 전기차 전문가인 토니 세바 스탠퍼드대 경영학과 교수를 배터리 생산공장인 천안사업장으로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

조 사장은 최근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참석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배터리 공급 등 사업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사인 마그나의 전기차 배터리팩 사업부문을 인수하고 시안에 업계 최초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준공해 본격 양산에 돌입했다.

 한편 삼성SDI는 이날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에 매출 1조8618억원, 영업이익은 80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간기준으로는 매출 7조5693억원, 영업이익 59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김윤호 IBK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정보통신(IT)기기의 글로벌 판매 부진에 계절적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소형전지와 전자재료 부문 모두 고전을 면치 못했다”고 분석했다. 삼성SDI 측은 올해 실적이 지난해 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올해는 중국 전기차 시장과 전력용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이 커질 전망이어서 중대형 전지 분야에서 실적이 호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삼성SDI 주가는 전날 보다 500원(0.49%) 오른 10만2500원을 기록했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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