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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우린 대학농구 절친이자 라이벌” 고대 이종현, 연대 최준용

T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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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연전 인터뷰입니다" "연고전 인터뷰입니다"

고려대 농구부 주장 이종현 선수와 연세대 농구부 주장 최준용 선수를 섭외할 때 각각 던진 말이다. 고려대 체육관에서 진행하려다 최준용을 놓칠 뻔 했고, 연세대에서 진행하자는 말에 이종현은 "그럼 좀 힘들 것 같다"고 했다. 결국 각 학교의 농구장 대신 중앙일보 스튜디오에서 만나기로 했다. 돌이켜 보면 상대 체육관에서 촬영하자는 요구는 무리였다. 대학 농구 최고의 라이벌을 TONG이 만났다. (고민 끝에 기사엔 학교, 이름 모두 가나다순으로 앞선 고대 이종현 선수를 먼저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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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현장에서 만난 이종현과 최준용은 죽이 잘 맞았다. 이들은 22살 동갑내기로 경복고에서 한솥밥을 먹은 친구다. 현재는 대학리그 라이벌이지만 2013년과 지난해에는 남자농구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나란히 입기도 했다. 성격은 달랐지만 생각은 비슷했다. 고교 시절, 냄새만으로도 서로를 알아볼 정도로 친했다던 이들은 코트에서도 호흡이 잘 맞는다고 했다.

-현재의 대학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고려대 이종현(이하 종현)열정적인 빨간색이 좋았어요. 또 청소년 대표 때 같이 뛰었던 선배들도 대부분 고려대에 있었고요.

연세대 최준용(이하 준용)연세대에 대한 로망이 있었어요. 신촌이 제가 바라던 대학가의 모습이었거든요.

-연세대가 부드러운 느낌이라면 고려대는 남성스러운 느낌이에요.

준용그렇죠.

종현 그 느낌은 여전한 것 같네요. 그래도 옛날에 비해서는 많이 달라졌는데, 고려대만의 색깔은 남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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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부 분위기는 어떤가요?

준용학교 이미지처럼 농구부도 다르죠. 일단 저희는 선수들 자체가 좀 자유로워요. 뭐든 놀면서 즐겁게 하는 분위기죠. 아! 그리고 신입생이 처음에 들어오면 응원가 33곡을 다 외워야 해요. 못 외우면 큰일납니다.

종현 저희는 7곡 외워요. 경기에서 이겼을 때는 다같이 모여 '뱃노래' 부르고요. 저희도 많이 자유로워지고 부드러워지긴 했지만, 그래도 전통을 중시하는 문화가 있죠.

-감독님 스타일도 다른가요?

준용감독님 스타일은 음…오히려 저희 감독님이 좀 엄하세요. 경기 있을 때나 행사있을 때 단체로 딱딱 맞춰 행동하는 것을 좋아하세요. 그런데 운동할 때만 엄하시고요, 자유시간은 많이 주는 편이에요.

-두 학교 선배들은 '연고전 경기에서 지면 분해서 잠을 못잤다'(김병철 고양 오리온스 코치), '빨간색만 보면 잡아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문경은 서울 SK 나이츠 감독)라고 인터뷰를 하기도 했더라고요. 요즘에도 그런 분위기인가요?

준용잡아먹긴 왜 잡아먹어요. (웃음) 저 빨간색도 좋아합니다. 다 옛날 이야기죠.

종현저도 파란색 좋아해요. 옛날에 한창 농구가 인기 많았을 때 이야기죠. 그때는 시합 있으면 정말 싸울 듯이 했던 건 알아요. 이제는 연세대라고 더 신경 쓰이지는 않아요. 다만 많은 사람들이 그때처럼 농구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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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고려대가 대학농구리그, MBC배 대학농구대회, 프로아마최강전에서 모두 우승하며 앞서고 있어요.

종현 이 기세를 몰아 올해도 계속 우승해야죠. (웃음)

준용 '연세대가 우승하는 건 기삿거리도 안 된다'던 시절이 있었다고 들었어요. 요즘엔 전적이 거의 비슷하지만요. 다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연세대가 잘할 때가 있으면 고려대가 잘 할 때도 있고….

-두 학교의 정기전은 응원전으로도 유명한데요, 그런 응원을 들으면 없던 전의(戰意)도 생길 것 같아요. 실제론 어떤가요?

준용관중석에선 응원 자체가 재미인데, 막상 코트에 서면 응원 소리가 잘 안 들려요. 코트 위 선수만 보이죠. 물론 함성소리가 들릴 때는 굉장히 짜릿해요.

종현 맞아요. 몸 풀 때까지는 관중 소리가 굉장히 크게 들려요. 그런데 경기 시작하면 집중 하니까 응원 소리가 잘 안 들리더라고요.

-상대 학교 응원을 들으면 어떤가요. 위축되지는 않나요?

종현 저희 학교는 응원가가 정해져 있는데, 연세대는 가요로 된 응원가도 있어서 더 신나요.

준용 저희 노래도 많이 들으면 질려요. 오히려 상대 응원가를 들으면 새로워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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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 다 학교에서 인기가 대단합니다. 페이스북 친구가 5000명이 넘어 친구 신청도 안 되던데요.

종현SNS로 많이 소통하려고 합니다. 직접 댓글도 다 달려고 노력하고요.

준용저는 잘 못하겠어요. 연예인도 아닌데, 민망해서…. 그래도 팬들이 사진 찍어주고, 관심 가져주는 건 정말 고마워요.

-종현 선수는 '몸짱 두목 호랑이, 괴물 센터' 등 유난히 수식어가 다양해요. 어떻게 생각하나요?

종현낯간지러워서 싫어요. 기사 제목이나 수식어가 너무 90년대 느낌이 나지 않나요?(웃음)

준용보면 다 뻔하더라고요. 보통 저학년 때는 특급 유망주, 신입생 때는 아기 독수리, 아기 호랑이(웃음) 아니면 뭐 슈퍼 루키….

-고교 시절엔 재미있는 일도 많았을 것 같아요. 함께 한 가장 큰 일탈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종현 (머뭇머뭇) 학교 밖으로 '탈출'하다 걸린 적이 있어요. 코치님이 식사하러 간 틈을 타 몰래 다같이 도망갔죠. 결국 단체로 혼났어요.

준용 도망가다가 정문에서 코치님을 마주쳤어요. 그런데 그냥 도망간 거죠.(웃음) 그 일로 저희 부모님들이 학교에 불려오셨어요. 아마 아버지들한테 다 맞았을 거예요.

종현 경복고에서 고려대까지 산길로 뛰어갔다온 적도 있어요. 2시간 20분 걸리더라고요. 코치님이 옆 산을 뛰고 오라고 했는데 그냥 정자에서 빈둥거리다 걸린 거예요.

준용그땐 기합을 받아도 키득키득 웃으며 받았어요. 함께 있으면 뭘 해도 즐거웠죠. 지금도 같이 있으면 그래요.

-뭐가 그렇게 재미있었나요?

종현 준용이랑 있으면 그냥 웃겨요. 웃다가 울 정도예요. 제가 웃음이 좀 많기도 하고요. 메신저에 오타가 난 걸 보고도 한참을 웃죠. 예를 들어 '리바운드'를 '리바우누드'로 잘못 보내서 웃고…(웃음) 같이 있으면 그냥 다 재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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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를 하며 포기해야 하는 것도 있을 것 같아요.

종현청춘이요. 농구에 집중하면 다른 건 거의 못하니까요.

준용맞아요. 몸 관리를 위해 친구들과의 약속, 술 등 많은 걸 포기해야 하죠. 젊은 나이에 이것 저것 절제하는 것이 제일 힘들어요.

-일주일에 하루, 일요일에만 운동을 쉰다고요. 만약 3일의 휴가가 주어진다면 어떤 걸 하고 싶은가요?

종현여행 가고 싶어요. 가까운 곳이라도 가서 좋은 공기 마시고 오고 싶어요.

준용저는 집에 가는 게 여행이에요. 집이 멀어서 하루만에 갔다오기가 힘들어요. 부모님 얼굴 뵌 지도 2년이 넘었네요. 부모님도 보고 싶고, 3일 내내 마음껏 잠만 자고 싶기도 해요. 요즘은 새벽 6시 30분부터 새벽운동 하거든요.

-2016년은 대학리그에서 뛰는 마지막 해인데, 올해의 목표가 있다면?

종현.준용 올해도 부상 없이 마무리 해서 프로리그로 잘 가는게 목표예요. 이제 또 열심히 해야 돼요. 운동 선수들은 지금(겨울 시즌)이 제일 중요한 시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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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 참여한 TONG 학생기자 윤현지, 최한정, 연세대 최준용, 고려대 이종현(왼쪽부터)

글=윤현지·최한정(무학여고 1) TONG청소년기자, 청소년사회문제연구소 왕십리지부

도움·진행=성슬기 인턴기자

사진=우상조 기자 woo.sangj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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