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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이 아빠' 이동국, "은퇴 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하고 싶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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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공격수 이동국.

'대박이 아빠' 이동국(37·전북 현대)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대한 열망을 나타냈다.

전북 공격수 이동국은 지난해 13골을 터트려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우승을 이끌면서 생애 네 번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재시·재아·설아·수아·아들 시안(태명 대박이) 등 5남매와 함께 TV프로그램에도 출연 중인 이동국은 '대박이 아빠'라 불리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대박이 아빠'의 2016년 목표는 아시아 제패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전북 전지훈련 중인 이동국은 17일 숙소인 리츠칼튼호텔에서 "은퇴 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며 "누구보다 간절하게 이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관중이 꽉 찬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치른다는 생각을 하면 행복하다"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에서 전지훈련 중이다. 도르트문트(독일)와 친선경기에서 1-4로 졌다.
"다른 전지훈련보다 특별한 것 같다. 첫 경기부터 좀 시기적으로 빨랐고 세계적인 강호와 첫 경기를 했다. 브라질 전지훈련보단 힘들진 않다. 처음 브라질 갔을 때가 가도 가도 끝이 없어서 정말 힘들었다. 전주부터 출발해서 가면 30시간 넘는 시간이 걸린다."

-팀의 가능성을 봤나.
"올해 영입이 이뤄졌다. 매 시즌 10명 이상의 선수들이 꾸준히 바뀌고 있다. 그런 면에서 자칫 잘못하면 혼란이 올 수 있는데 꾸준히 잘 극복해주고 있다. 각 포지션에서 경쟁을 하면서도 선수 모두가 자신이 베스트로 나갈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는 건 전북의 힘이다. 권순태(골키퍼)가 주장을 맡아 선수들과 융화를 이루는 것 같아서 기존의 역할을 꾸준히 할 거다."

-현재 이동국은 뭘 위해 뛰나?
"축구선수 이동국이 먼저다. 운동장에서는 나이가 아닌 내가 가진 것들을 보여주기 위한 시간이다. 항상 긴장되고 설렌다. 축구선수 이동국 타이틀이 늘 붙어있으니 재계약에 대한 기분도 좋다. 은퇴 후에는 전 축구선수로 나올테니. 지금 이 순간 축구를 하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나를 뛰게 하는 힘은.
"예전에는 나만 생각했겠지만 지금은 가족과 아이들이 있다. 가장으로서 남편으로서 느끼는 아빠의 공통된 마음일거다. 일에 열중하고 있지만 아이들과 가족을 위한 삶이라는 생각이니까. 나 역시 일반 아빠와 다를 것은 없다"

-은퇴 후 계획은.
"구체적으로 하고 있진 않다. 현재 내가 가장 중요한 걸 생각했을 때 축구선수 이동국이 축구로 보여줘야 한다. 그래서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 꼭 지도자를 해야기보단 일단 일종의 자격이 아닌가. 지도자 자격증을 따는 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은퇴 시점에 따려고 했는데 주변에서도 그렇고 은퇴 이전에 B급까지 보유하고 있는 것이 좋다는 권유를 하더라."

-올 시즌 느낌은.
"매년 느꼈지만 전력이 보강됐더라도 쉽진 않을거다. 리그 2연패를 했기 때문에 우리에 대한 견제가 예전보다 훨씬 강해질 테고 힘들 것 같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와 병행하는 입장에서 스케줄 등을 봤을 때도 항상 어려운 부분이 있다. 지난해와 비슷하게 중반 이후까지도 꾸준히 1위권을 유지해준다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중점을 두면서 K리그는 중반 이후에 승부를 건다는 복안을 감독님이 갖고 계신 듯 하다."

-라이벌 공격수였던 데얀이 서울로 복귀했다.
"데얀이 이동국과 맞대결이 기대된다는 표현을 했는데, 형님 공경할 줄도 알고 한국사람 다 됐다. 일단 국내 팬들에게 좋은 영향 줄 수 있다. 첫 경기가 서울과 경기인데 데얀과 나, 둘 만의 경기가 아닌 전북과 서울의 대결이다. 우승권의 첫 개막전이니까 기대되고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

-롱런의 비결은.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성격도 긍정적이고, 어려움을 빨리 쉽게 털어낼 수 있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 어려움을 겪으면서 강해졌던 것 같다. 정말 어지간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웃으면서 넘길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스트레스가 쌓이고 힘들 수 있겠는데 좋은 쪽으로 받아들이다보면 그것이 롱런의 비결이 아닐까"

- 과거 화려했을 때 잘됐다면 지금 뛰고 있을까.
"2002년 월드컵을 뛰었다면 축구선수 이동국은 지금 없었을거다. 오히려 그 때 못 뛰었던 것이 다행스럽다. 그 때는 너무 어려웠기에 다시 한 걸음 나갈 수 있는 힘이 생겼던 것 같다. 스스로 더 강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당시 사령탑) 히딩크에게 항상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 전북 전성기 구가하는 요인이 있다면?
"감독님의 역할이다. 훈련 스타일이 기존해 온 틀과 노하우을 딱 갖고 있다. 새로운 선수들이 빨리 적응하게끔 기존 멤버들이 도와줄 수 있다. 미팅에서 항상 선수들이 큰 틀에 맞춰갈 수 있게끔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해준다."

-지방 팀의 특징은.
"경기와 훈련 후에 수도권 팀들은 축구선수의 삶 이외에 다른 친구들을 만난다. 우린 친구들도 없으니까 우리끼리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이 기회가 많다. 대부분 시간할애를 동료들과 함께하는 것이 상당히 도움이 되는 부분이다. 개성 많고 젊은 선수들이 많으면 튈 수 있는데 전체가 아우러지면서 확실히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은퇴 전에 이루고 싶은 것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열망이 간절하다. 얼마나 더 뛸지 몰라도 정말 매년 기회라고 기회라고 하면서 늘 떠나보낼 때마다 항상 다음시즌을 기약해야 한다는 게 정말 가슴 아팠다. 몇 년 후에는 그런 느낌조차 기회를 얻지 못할 수 있다는 걸 알기에 누구보다 간절하게 준비하고 있다. 작년과 재작년에 홈구장에 3만 이상 들어왔을 때 경기를 뛸 맛이 났다. 전북이 확실히 축구 중심이 된다는 걸 느끼게 되는 부분이 있다. 내가 아니어도 동료들이 해줄 것이란 믿음도 있다. 내가 모든 부분을 짊어지기보다는 함께 나눠 부담을 갖고 갈 수 있다는 생각이 중요할 것 같다. 나 홀로 우승 어떻게 하겠나? 나 못지않게 동료들도 우승하고 싶을 테니까."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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