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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이제 경찰도 못 믿는다 전해라~

T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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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은우

멕시코 연방 경찰의 차량이 거리를 순찰하고 있다. [사진=Scazon, 플리커]

경찰은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직업이다. 하지만 어떤 나라에서는 경찰이 불신의 대상이자 불의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멕시코를 비롯한 대부분의 라틴 아메리카에서 경찰은 범죄를 은닉하고 방관하는 것도 모자라 직간접적으로 범죄에 가담하기에 뼛속까지 부패된 관료 조직으로 비춰진다. 물론 모든 경찰이 직업정신이 결여되고 무능하다고 일반화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여기엔 나름의 근거가 있다.

멕시코 현지 언론 'am'에 따르면, 최근 경찰이 과나후아토 주(州)에서 차에 타고 있던 일가족에게2만 페소(한화 약 135만원)를 약탈하려 했다. 이에 대해 야당 PAN의 상원의원 페르난도 토레스는 “안전과 규율을 책임져야 할 단체가 시민 약탈에 앞장서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경찰 전체 조직에 대한 감사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또한 멕시코에선 납치, 살해, 강도같은 중범죄에 경찰이 관련되어 있는 경우를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한국 언론에도 보도된 바 있는 이 사건은, 지난 2014년에 일어난 이괄라시(市) 대학생 납치 및 살해에 경찰이 연루되었다는 의심을 받았다. 시장의 아내가 주최하는 회의 앞에서 시위를 하던 이괄라 대학생 43명이 실종된 지 몇 달만에 심하게 훼손된 상태로 강에서 떠내려가다가 발견된 사건이다. 극심한 구타의 흔적이 남은 시신은 불에 탄 뒤라 DNA 확인 없이 신원 확인조차 불가능한 상태였다. (관련기사: 땅 파면 암매장 시신 나오는 멕시코…교대생 시신들은 어디에? http:www.joongang.co.kr/article/18322969)


멕시코 검찰의 수사 결과 시장 부부의 사주를 받은 이괄라시 경찰이 학생들을 'Guerreros Unidos'라는 지역갱단에 넘겨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장 부부는 체포되었으나 갱단을 사주한 장본인인 이괄라시 경찰총장은 아직도 수배 중이다. 게다가 이괄라시 경찰이 연방 경찰에 실시간으로 진행상황을 보고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심각한 범죄가 아니더라도 라틴 아메리카 사회는 경찰의 부패와 범법 행위로 물들어 있다. 멕시코에서는 교통법 위반으로 차가 견인당하면 공식 절차를 밟아 차를 찾아오기까지 무척 어렵기때문에 절차를 악용하는 경찰이 많다. 특히 부촌에서 순찰을 돌거나 교통 정리를 하는 순경들은 운전자들이 부유하고 공식 절차를 밟는 것을 귀찮아하는 것을 노려 교통법 위반을 적발해 돈을 받고 보내주는 경우가 빈번하다.


스페인어에 능숙하지 못한 외국인들은 더 눈에 띄는 타겟이 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기자와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현지인 및 외국인 친구에게 물어본 결과, 교통경찰에 걸린 적이 있다고 답한 6명 중 뇌물을 주지 않고 정당하게 벌금을 문 학생은 아무도 없었다. 한국에서는 보기 드물지만 이곳에서는 경찰의 뇌물 수수가 일상이 되고 말았다.


멕시코의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성탄절이 다가오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한국의 추석이 그렇듯 멕시코에서의 성탄절은 부유한 사람 가난한 사람 구분 없이 경제적으로 빠듯한 시기이다. 그래서 12월은 강도나 돈을 노린 납치 같은 일이 자주 발생하는 위험한 시기이기도 하다. 지난해 12월 7일 한인 거주지역인 Interlomas의 한 쇼핑몰 내 은행에서 강도 사건이 발생했는데, 놀랍게도 사살된 범인은 병가를 낸 경찰이었다. 이렇게 날로 범죄와 부패에 물든 경찰때문에 시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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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 사건이 일어난 은행 Banamex

물론 경찰이 이런 부정부패의 나락으로 떨어진 데에는 나름의 배경이 있다. 한국과 비교해 봤을때, 멕시코 현지 경찰에 대한 대우는 훨씬 열악하다. 수도 멕시코시 경찰의 경우는 한달에 1만149 페소(한화 약 69만원), 멕시코주 경찰은 9106 페소(한화 약 62만원) 밖에 받지 못한다. 이런 낮은 처우 때문에 쉽게 부정부패 유혹에 빠져든다.


이처럼 현지 경찰의 부패는 멕시코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일상적인 것, 이미 고칠 수도 굳이 고칠 필요도 없는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경찰의 부패, 특히 범죄는 건강한 사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절대 용납해서는 안 될 걸림돌이다. 경찰의 사명감을 되살릴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인식을 바로 잡는 것이야말로 부패로 고통받고 있는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들의 커다란 숙제이다.


글·사진=유은우(그린게이츠학교 11), TONG청소년기자, 청소년사회문제연구소 Mexico City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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