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카카오 등에 업은 로엔…거대공룡 탄생에 가요계 촉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사 이미지

카카오가 국내 최대 음원 서비스 ‘멜론’을 인수한 것을 두고 가요계가 시끄럽다.

공룡(모바일 서비스)과 공룡(음원 서비스)이 만나 기존 시장 질서를 해치는 ‘거대공룡’이 탄생한 게 아닌가 하는 우려 때문이다. 멜론의 경우 현재 음원 서비스 분야에서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니, 엠넷, 벅스, 소리바다 등의 점유율을 다 묶어도 여기에 미치지 못한다. 사실상 원톱이다.

카카오의 사용자 수는 3900만 명에 달한다. 한 레이블 대표는 “이번 인수를 통해 한 회사의 힘의 비중이 커지게 되면 자연스레 자본도 집중되고 자사의 이익을 위한 논리를 계속 펴 나가기 쉬워진다”며 “만약 단기 이익을 위해 이름 있는 가수, 흥행이 검증된 곳에만 집중한다면 창작의 다양성을 해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부정적인 여론은 음원 서비스 1위인 멜론이 걸어온 불공정 행보에서 비롯된 바가 크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로엔은 1978년 설립된 서울음반이 전신이다. 2004년 멜론 서비스를 시작했다. 2005년 SK텔레콤이 지분 60%를 매입하면서 자회사가 됐지만 2011년 SK플래닛에 이관됐다. SK텔레콤은 2013년 SK플래닛이 보유하고 있던 로엔 지분 약 52%를 홍콩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멜론이 사모펀드를 대주주로 두고서 이익 내는 것에만 몰두하며 불공정 이슈들을 많이 생산해왔다”며 “최근 다른 음원 서비스 회사들이 모두 폐지한 ‘추천곡’ 서비스도 멜로만 고집해 운영하고 있는 것이 한 예”라고 말했다.

카카오가 로엔이 보유하고 있는 가요 레이블을 포함한 연예 콘텐트와 결합해 단독 플랫폼을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런 플랫폼의 대표 사례는 네이버의 스타 실시간 개인방송 앱인 V앱이다. 이미 많은 가수들이 V앱을 통해 신곡을 발표하고, 인터뷰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카카오가 V앱에 대응한 새로운 모바일 플랫폼을 론칭할 경우 파급력이 클 수밖에 없다.

음원 시장이 대기업이 독식하는 양상으로 굳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가요계에서 나오고 있는 이유다. 인수 발표 직후인만큼 여러 바람도 쏟아지고 있다.

바른음원협동조합의 신건웅 이사는 ”이익 위주의 사모펀드가 기세를 잡았다던 이전에 비해 변화의 명분은 생겼다“며 ”국내 IT 기업으로 넘어갔으니 단기적인 이익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우리 음악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콘텐트를 만들고, 그 막대한 힘을 해외 진출에 힘썼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기사 더 보기
멜론 리듬 탄 카카오, 과녁은 세계 무대
카카오가 인수했는데 멜론 주가가 더 오르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