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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왕 구스만', 탈옥 184일 만에 검거 … "쇼생크 탈출이 떠오르는 수작"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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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만 [사진 중앙포토]

마약왕 구스만

영화 ‘쇼생크 탈출’을 연상케 하는 수법으로 지난해 7월 탈옥했던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57ㆍ사진)이 184일만에 다시 붙잡혔다. 페나 니에토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임무 완료(Misión cumplida): 호아킨 구스만의 검거를 알린다”라는 글을 직접 올렸다.

구스만은 자신의 고향인 시날로아주(州) 연안의 로시모치스시(市)의 한 건물에서 구스만 측 조직원 5명이 사살되는 치열한 총격전 끝에 체포됐다고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이 전했다. 익명의 제보를 받은 멕시코 당국은 해병대를 동원해 이날 새벽 5시부터 구즈만의 체포작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동원된 멕시코 해병대원 1명도 부상을 입었고, 구즈만의 조직원 6명이 추가로 체포했다.

구스만은 복역 중이던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 인근 알티플라노 연방 교도소에서 지난해 7월 11일 탈옥했다. 독방에 샤워하러 들어간 뒤 감시카메라에서 모습을 감췄다. 멕시코에서 가장 경비가 삼엄한 것으로 알려진 알티플라도 교도소가 뚫리는 순간이었다.

멕시코 국가안전위원회가 방을 수색한 결과 샤워실 바닥에서 지하 10m 깊이의 굴이 발견됐다. 총 길이 1.5km, 높이 1.7m, 너비 70cm인 이 땅굴엔 환풍구와 조명까지 설치돼 있었다. 구스만과 그의 조직원들이 얼마나 치밀하게 탈옥을 준비했는지를 모여주는 장면이었다. 이 땅굴의 반대쪽 끝은 당시 건축공사중이던 인근 건물과 연결돼 있었다. 이런 호화 땅굴이 발견되자 당시 현지 언론 등은 “외부 조력자나 교도소 내부 공모자가 있지 않겠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구스만이 탈옥을 했다가 다시 붙잡힌 건 이번이 2번째다. 1993년 마약 밀매 혐의로 과테말라에서 처음 검거된 구스만은 2001년 세탁물 운반 차량을 이용해 첫 탈옥에 성공했다. 이후 검거(2014년)→탈옥(2015년)→검거(2016년)을 반복했다. 지난해 탈옥 이후 멕시코 정부가 구스만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구스만의 얼굴과 다리에 부상을 입히기도 했지만 결국 체포에는 실패하기도 했다.

그는 1980년대 멕시코 최대 마약조직인 ‘과달라하라’에 합류한 뒤 조직에서 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마약을 중간에 빼돌리거나 가격을 속이는 경우 잔인하게 살해하면서 구스만이 거래하는 마약의 양이 급속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후 ‘시날로아 조직’을 만든 그는 2000년대 초반부터 멕시코 내 마약 밀매 시장을 독점하기 위한 조직 간 싸움에서도 상대 조직의 수장을 살해했고, 이후 양 조직간 싸움에서 5만명의 조직원이 죽거나 다쳤다. 이렇게 해서 멕시코 내 마약 조직을 독점한 그는 10억 달러(약 1조1300억원)에 달하는 재산을 모았고, 이 돈으로 대(對)정부 로비를 펼쳐 탈옥과 도주를 가능케 한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보고있다.

마약왕 구스만
온라인 중앙일보
마약왕 구스만 [사진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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