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여파로 혈액재고 2.3일분으로 급감…"말라리아 유행지역도 헌혈 허용"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 여파로 국내 혈액 재고가 2.3일분까지 떨어지면서 정부가 경기 파주 등 말라리아 유행지역 주민도 한시적으로 헌혈을 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6년 1차 혈액관리위원회 심의를 통해 말라리아 유행지역 체류자도 오는 3월까지 헌혈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간 경기 파주ㆍ김포, 인천 강화ㆍ옹진ㆍ무의도, 강원 철원 등 말라리아 유행 지역에 하루 이상 체류한 사람은 헌혈을 할 수 없었다.

이번 조치는 국내 혈액 재고량이 2.3일분(8일 0시 기준)으로 떨어지면서 적정 보유량(5일분)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해당 지역에서 채혈된 혈액은 말라리아 원충이 사멸하는 기간인 14일 동안 냉장 보관 후 철저한 검사를 거쳐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는“2007년 1월 이후 9년 만에 말라리아 지역 헌혈을 허용한 것”이라며 “당시 혈액재고량이 1.7일분까지 떨어지면 두 달간 한시적으로 헌혈을 허용했는데 이후 6.1일분까지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이번 혈액부족 사태는 지난해 5월부터 이어진 메르스 확산 사태의 여파다.

혈액관리본부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때 학생ㆍ군인 등 단체 헌혈자가 급감하면서 개인 헌혈자에 대한 홍보를 강화해 간신히 수급량을 맞췄으나 추석 연휴 이후 지나면서부터 빨간불이 켜졌다”며 “혈액사용량이 예년보다 급격히 늘어나면서 메르스가 한창이던 때보다 오히려 지금 혈액재고가 부족해졌다”고 말했다.

정통령 복지부 생명윤리정책과장은 “메르스 때 미뤄뒀던 수술을 겨울들어 많이 하는데다 신정 연휴가 길어서 헌혈자가 줄었다”며 “혈액 보유분이 좀 더 떨어질 수 있지만 곧 안정화될 것으로 보이며 일선 병원들은 보통 4~5일간 필요한 양을 비축해두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스더·정종훈 기자 etoil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