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고령화ㆍ생산성 정체ㆍ투자부진 겹쳐…한국 잠재성장률 3%까지 추락

중앙일보

입력

2000년대 초반 5% 수준이던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015~2018년에 3%까지 떨어졌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의 분석 결과다. 잠재성장률은 노동ㆍ자본 등 동원 가능한 생산요소를 투입해 과도한 물가 상승이나 경기 과열을 초래하지 않고 이뤄낼 수 있는 최적 성장률이다. 국가 경제의 기초체력을 보여준다. 고령화에 따른 인구 구조변화에 생산성 정체, 투자부진과 같은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가 겹치며 한국경제의 체질이 나빠졌다는 의미다. 실제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하는 최근 상황을 감안하면 2%대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은이 6일 발표한 ‘우리경제의 성장잠재력 추정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01~2005년 4.8~5.2%에서 2015~2018년 3.0~3.2%로 낮아졌다. 잠재성장률을 구성하는 노동ㆍ자본ㆍ총요소생산성(노동과 자본을 제외한 나머지 생산요소)이 모두 하락 추세다.

2001~2005년 잠재성장률 기여도가 2.2%포인트 이던 자본은 2015~2018년 1.4%포인트로 떨어졌다. 국내외 경기의 장기 침체가 투자 둔화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총요소생산성의 기여도는 같은 기간 2.2%포인트에서 1.4%포인트로 낮아졌다. 기술진보 속도가 둔화됐고 서비스업의 생산성도 낮아진게 주 요인이다. 빚이 많은 한계기업이 늘어나고 양극화 여파로 가계 등 경제 각 부문의 불균형이 커진것도 영향을 끼쳤다. 노동의 경우 0.9%포인트를 유지했지만 2017년이후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면 노동의 기여도도 점차 하락할 걸로 한은은 추정했다.

잠재성장률 하락이 현실화됨에 따라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실제 성장률은 대체로 잠재성장률 보다 낮았다. 2011~2014년 잠재성장률은 3.2~3.4% 지만 실제 성장률은 연평균 3.0%다. 지난해 성장률도 정부 추산 2.7%로 잠재성장률에 못미친다.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려면 구조개혁을 통한 체질 개선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한은은 진단했다. 규제완화를 통해 투자기회를 늘리고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종의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여성ㆍ청소년층의 경제활동 지원, 고령층의 전문성 활용 방안 마련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재랑 한은 계량모형부장은 “경제체질 강화를 위한 사회ㆍ경제적 구조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며 “구조개혁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잠재성장률을 1~2%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게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기관의 진단”이라고 말했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한국 잠재성장률 변화>

자료 : 한국은행


연도


잠재성장률(%)


2001~2005


4.8~5.2


2011~2014


3.2~3.4


2015~2018


3.0~3.2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