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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신당 호남 강세 이어가면 총선 구도 흔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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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0호 3 면

2016년 병신년(丙申年) 새해가 밝았다. 미국의 금리 인상 여파로 세계 경제의 흐름이 주목되는 가운데 점증되는 테러 위협과 미국 대통령선거, 유럽연합(EU)의 미래, 리우 올림픽 등이 지구촌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국내에서도 정치 풍토 개선과 구조개혁 추진 등 굵직굵직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중앙SUNDAY 에디터들이 올 한 해 동안 예상되는 국내외 이슈들을 정치·경제·사회·국제·문화 분야별로 각각 전망해 봤다.


안철수 바람 관건은 인재 영입

안철수 신당은 이제 첫 고비는 넘어섰다. 일단 야권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경쟁할 수 있는 바람을 일으켰다. 기존 정치권에 실망한 무당파의 지지를 이끌어 냄으로써 ‘중도층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세력’이라는 이미지도 유권자들에게 심었다. 지금의 상승세를 총선까지 이어가기 위해선 두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먼저 호남 지지율에서 더불어민주당을 계속 앞서야 한다. 최근 여론조사상 광주·전남뿐 아니라 전북에서도 안철수 신당이 더불어민주당보다 강세인데 총선에서 선전하기 위해선 호남이란 확고한 지역기반을 계속 쥐고 가야 한다는 뜻이다.


다른 하나는 인재 영입이다. 안철수 신당은 새누리당이나 더불어민주당과 달리 총선 출마자 대부분을 외부에서 수혈해야 한다. ‘중도개혁 신당’에 어울리는 참신한 인재들을 끌어모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호남’과 ‘인재’라는 조건 중 하나라도 삐끗할 경우 바람은 바람으로만 끝날 수 있다.


‘새누리 180석’ 달성은 부정적 변수 많아 새누리당이 180석 이상을 총선의 목표로 내건 것은 국회선진화법 체제에서도 여당 단독으로 입법이 가능한 5분의 3 의석을 확보하려는 계산이다. 야당이 쪼개지고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의 표 분산이 예상되며 새누리당 내에선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선거전 막판 야권 후보들의 부분적 연대가 이뤄지거나 ▶야당 지지자들이 더불어민주당과 안철수 신당 중 어느 한쪽에 몰표를 주는 전략적 선택을 한다면 새누리당이 기대하는 표 분산효과는 반감된다. ‘진실한 사람’을 앞세운 대구·경북(TK) 지역 친박계 후보의 박근혜 마케팅이 역풍을 맞고 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는 만큼 이런 분위기가 수도권까지 상륙할 경우 새누리당이 의외로 고전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당내 계파 갈등이 폭발해 비박계 중도세력 일부가 안철수 신당과 손을 잡는 시나리오는 새누리당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과반은 몰라도 180석 달성엔 부정적 변수가 많다.

서승욱 정치 에디터


남북 정상회담 극적으로 열릴 수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1일 신년사에서 “민족의 화해와 단합, 평화와 통일을 원한다면 누구와도 마주 앉아 통일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신년사에서 “최고위급 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다”고 한 것보다는 약간 후퇴했지만 남북 대화의지에는 변함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근혜 대통령도 신년사에서 “대화의 문은 항상 열어 놓겠다”고 밝혔다. 이같이 남북 정상이 모두 대화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피력했지만 현실의 벽은 여전히 높다. 당국자 회담을 넘어 올해 안에 남북 정상회담까지 열릴 것이라고 예측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남북은 지난해 8·25 합의와 이산가족 상봉 재개 등을 통해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기는 했지만 해빙은 여전히 멀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적인 타협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통일대박을 강조하는 박 대통령이 ‘통 큰 제안’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한경환 외교안보 에디터


부동산, 업계·수요자 모두 어려운 해

대출 규제 강화와 미국 금리 인상의 여파로 시장에 냉기가 돌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해 11월 말 현재 4만9700가구다. 그런데도 올 1분기 전국의 일반 분양물량은 6만6738가구에 달한다. 하지만 집 구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을 전망이다. 수도권 1순위 청약 미달사태가 벌어지는 가운데서도 서울 이수·휘경지구는 경쟁률이 10대 1을 넘었다. 전세도 서울 재건축 여파로 상반기에만 3~5% 오를 전망이다. 수도권 전세도 덩달아 상승세다. 집값 폭락이 시작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세계경제는 비포장도로 달리는 격 세계 경제는 디플레이션 공포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유럽과 일본은 꾸준히 돈을 풀고 있지만 잘 돌지 않는다. 중국은 경제성장률 6%대를 ‘신창타이(新常態·뉴 노멀)’로 선언했다. 선진국의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데 신흥국은 성장엔진이 멈췄다. 유가 하락으로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 등 산유국들의 주머니가 비었다. 재정이 취약한 몇몇 국가가 금융위기를 겪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성장률을 3.6%로 지난해보다 0.5%포인트 높게 본 것이 위안이다.

김창우 경제 에디터


무상보육 비용 핑퐁게임 지속

내년부터는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줄어든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절벽’이 현실화되는 것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2020년까지 제3차 저출산·고령화대책을 시행한다. 앞으로 5년간 197조5000억원의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다. 2014년 1.21명인 합계출산율을 1.5명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저출산 추세가 올해 쉽게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2006년부터 123조원의 예산을 쏟아부었는데도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저출산대책 중 하나인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재원 조달 문제를 놓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지방교육청 간의 갈등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서울·경기도·강원도·전북·광주·전남·세종 등 7개 지자체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서울·광주·전남은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까지 편성하지 못했다.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저출산 해결은커녕 연초부터 ‘보육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


노사 갈등 해소에 한국경제 미래 달려 올해 노사 관계는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15 노사정 대타협을 이끌었던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대타협 백지화를 언급했다. 정부의 일반 해고와 취업규칙 변경지침 공개에 반발해서다. 노동개혁법안은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안 된 채 해를 넘겼다. 총선을 앞두고 여야의 대승적 합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시작된 기업들의 구조조정 바람은 올해 더 거세질 전망이다. 조선·철강·화학 등 제조업은 이미 심각한 위기다. 구조조정이 필요한 대기업 수는 지난해 20개(전년 대비 60%)나 늘었다. 게다가 정년 연장에 따른 후속 입법이 지지부진해 기업마다 임금피크제, 임금체계 개편을 놓고 노사 갈등이 치열해질 게 분명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회원사 304개를 조사한 결과 67.1%가 올해 노사 관계는 지난해보다 불안해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노사 갈등이 한국 경제를 더 수렁에 빠뜨릴 수 있다는 얘기다.

정철근 사회 에디터


영국, EU 탈퇴 홀로서기 쉽지 않아

유럽에선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의미하는 브렉시트(Brexit)가 초미의 관심사다. 영국에서는 6~7월께 EU 잔류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실시될 예정이다. EU를 이끌어 온 영국·독일·프랑스 삼각체제 중 한 축이 떨어져 나가면 유럽 대륙은 대혼란에 휩싸일 것이다. 현재로선 탈퇴와 잔류 여론이 팽팽해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1일 신년사에서 “지금 EU 회원국들과 열심히 협상하고 있다”며 “EU 안 또는 밖 가운데 어느 쪽이 위험한 세계에서 경제적·국가적 안보를 지키는 데 더 나은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영국 국민이 EU 잔류를 선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브렉시트의 위험성을 지적한 존 메이저 전 총리의 논리와 극우 영국독립당(UKIP) 나이절 패라지 당수의 EU 탈퇴 주장 사이에서 영국 유권자들이 상식적인 선택을 할 것이란 분석이다.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올 경우 유럽의 앞날은 한 치 앞도 점칠 수 없게 된다.


힐러리 독주 체제 굳혀 유리한 고지 선점 미국 대선이 2월 1일 아이오와 코커스를 시작으로 막을 연다. 민주당에서는 미국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을 꿈꾸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독주체제가 굳어져 가고 있다. 반면 공화당에서는 도널드 트럼프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12명의 후보가 혼전을 벌이고 있다.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는 ‘미 대선 풍향계’로 불린다. 민주당에선 클린턴이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을 한발 앞서고 있다. 공화당의 트럼프와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다. 클린턴과 샌더스가 접전을 벌이고 있는 2월 9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가 더욱 주목된다. 13개 주에서 코커스와 프라이머리가 동시에 치러지는 3월 1일 ‘수퍼 화요일’은 초반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7월 전당대회에서 각각 당 대선후보를 공식 선출한다. 11월 8일 치러지는 대선에선 민주당의 클린턴과 공화당의 트럼프 혹은 크루즈가 맞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파이낸셜타임스와 포린폴리시는 클린턴의 당선을 예상하고 있다.

한경환 외교안보 에디터


한국, 리우올림픽 종합 10위 달성할 듯

새해 가장 큰 스포츠 행사는 단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여름올림픽이다. 8월 5일부터 21일까지 역대 최대인 206개국 1만500여 명의 선수가 28개 종목에서 기량을 겨룬다. 한국은 금메달 10개 이상을 따 종합 10위 안에 드는 게 목표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13개의 금메달을 획득, 종합 5위에 오른 실력을 감안할 때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선수로 첫 3연속 금메달에 도전하는 남자 사격의 진종오, 2연패에 도전하는 체조 도마의 양학선, 세계 최강 양궁의 오진혁·기보배 등이 유력한 메달 후보들이다. 태권도·펜싱·배드민턴 등에서도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특히 112년 만에 정식 종목으로 부활한 골프에서 금메달을 바라볼 만하다. 여자골프는 박인비(세계랭킹 2위)·유소연(5위)·김세영(7위)·양희영(8위) 등 톱10 안에 6명이나 있기 때문이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의 메달 획득도 관심거리다.

정철근 사회 에디터


리바스 국립현대미술관장 혁신 기대

‘피카소의 나라’ 스페인에서 온 바르토메우 마리 리바스(50)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은 어떤 능력을 보여 줄 것인가. 보통 2~3년 전부터 기획되는 전시의 특성상 당장 그의 내공을 느껴 보기란 쉽지 않다. 올해 과천관과 덕수궁관에서는 국내 작가들의 대형 회고전이 예정된 만큼 서울관에서 5월부터 넉 달간 열리는 ‘사진 특별전:퍼블릭 투 프라이빗(Public to Private)’에 어떻게 힘을 보탤지가 우선 관심거리다. 그는 지난해 12월 14일 임명장을 받은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을 “콘텐트에 집중하는 관장”으로 소개하며 “미술관은 무엇을 하든 항상 최고를 지향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현재 영어 통역을 대동하고 부문별 업무보고를 받으며 전략 수립에 주력하고 있다. 미술관 관계자는 “아시아 최고의 현대미술관으로 부상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미술관 법인화 문제도 중요한 숙제다. 임기는 2018년 12월 13일까지다.

정형모 문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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