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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현역 복귀하고도 힘든 시즌 치르는 '日 피겨 간판' 아사다 마오

중앙일보

입력

아사다 마오(25)는 일본 피겨 스케이팅의 간판 선수다. '피겨 퀸' 김연아(25)와 자주 비교돼왔던 아사다는 세계선수권 통산 3회 우승, 그랑프리 파이널 4회 우승 등의 성과를 내며 일본을 대표하는 스케이터로 꾸준하게 주목받았다.

그렇지만 아사다는 예전의 모습이 아니었다. 2013~2014 시즌을 마친 뒤 1년여 동안 휴식기를 가졌다가 지난달 현역 선수로 복귀한 아사다는 심리적인 압박감에 자신의 장기조차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잇따라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역 복귀를 하고도 퇴보한 기량 때문에 체면을 구기고 있다.

아사다는 지난 27일 끝난 전일본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쇼트 62.03점, 프리 131.72점을 받아 합계 193.75점으로 3위에 올랐다. 이 대회에선 미야하라 사토코(17)가 212.83점으로 1위, 히구치 와카바(14)가 195.35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아사다는 이 대회 상위 3명에게 주어지는 세계선수권 출전 티켓을 확보했지만 쇼트 프로그램에서 5위에 머물렀을 정도로 고전했다. 아사다는 "내 기량을 보여주려고 했는데 실수가 나왔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며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아사다는 국내·외에서 열린 공인 대회에서 통산 10차례 쇼트·프리 합계 200점대를 올렸다. 그러나 현역에 복귀한 뒤, 아사다는 한번도 200점대를 넘지 못했다. 지난달 8일 끝났던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3차 대회 컵 오브 차이나에서 197.48점을 올린 게 최고였다. 그만큼 고난도 기술 구사가 예전만 못 했다. 자신의 장기라고 주장해왔던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반 점프)은 번번이 착지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고, 다른 점프들도 연결 동작이 부자연스럽거나 회전수가 부족했다.

지난 1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는 트리플 악셀을 하다가 착지 실수로 2.71점이나 감점 당했다. 결국 쇼트, 프리 합계 194.32점으로 6명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당시 아사다는 "내가 생각했던 연기와는 멀었다"며 고개를 떨궜다. 전일본선수권에선 고난도 기술을 일부 바꿔 안정적인 구성으로 변화를 시도했지만 결과는 나아지지 않았다.

평소 아사다는 기술·표현력보다 심리적인 압박감이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복귀 후에도 자신의 연기에 "만족스럽지 않다"고 자평한 적이 대부분이었다.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부진했던 아사다는 위장염을 이유로 예정했던 갈라쇼에 불참하고, 마스크를 쓰고 조기에 일본으로 귀국했다. 전일본선수권에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아사다를 지도하는 사토 노부오(73) 코치는 "아사다가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자신감을 상실해있었다"고 설명했다.

일본 내에서도 '피겨 선수' 아사다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일본 일간지 닛칸 겐다이는 지난 15일 '아사다의 나이는 피겨에서 결코 젊지 않다. 평창 겨울올림픽 때 아사다는 27세가 된다'면서 '은퇴 위기'라는 표현까지 쓰며 아사다를 압박했다. 힘겹게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확보한 아사다는 "더 좋은 연기를 하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피겨 세계선수권은 내년 3월 28일부터 4월 3일까지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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