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절반이 개업 1년 내 문닫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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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41)씨는 2년 전 서울 홍익대 근처에 곱창집을 열었다. 개성 있는 맛으로 승부하려고 준비도 오래 했고 돈도 많이 투자했다. 그러나 요즘 이씨는 폐업을 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있다. “근처 비슷한 가게도 많은데다 손님도 좀처럼 늘지 않는다. 월세와 인건비, 재료비 부담이 커서 근근이 버틴다.”

10곳 중 1~2곳만 5년 이상 버텨
건물임대업·운수업은 생존력 강해

 고깃집·치킨집·커피숍 같은 음식점 10곳 중 5곳은 개점 1년 안에 문을 닫는 것으로 조사됐다. 5년을 버티는 가게도 10곳 중 한두 곳에 불과했다. 통계청이 23일 낸 ‘기업 생멸 행정통계 결과’ 보고서에 드러난 자영업 열풍의 그늘이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숙박·음식점업의 1년 생존율은 55.6%, 5년 생존율은 17.7%였다. 전 업종을 통틀어 예술·스포츠·여가업(14.3%)을 제외하고 가장 낮았다. 전체 업종의 5년 생존율은 평균 29%였다. 음식점을 열면 다른 업종을 선택했을 때보다 폐업할 가능성이 훨씬 컸다.

 그 반대에 ‘건물주’가 있다. 부동산·임대업체의 5년 생존율은 43.4%에 달했다. 전 업종 가운데 생존력이 가장 강했다. 다음은 운수업(42.3%), 보건·사회복지(38%), 제조업(37.9%) 순이었다. 문권순 통계청 경제통계기획과장은 “노래방·PC방이 포함된 예술·스포츠·여가와 숙박·음식점, 교육서비스 부문에서 기업 소멸률이 높게 나타났다”며 “자산이 있는 60대가 주로 하는 부동산·임대 부문의 생존율은 높았다”고 말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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